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은 20일 한미간 무역에서 자동차 부분의 무역적자를 예로 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반드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레빈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열린 한미 FTA 청문회에서 FTA는 한국 자동차업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면서 자유무역이 아닌 일방적인 무역은 수용할 수 없으며 의회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ITC가 여러 차례 걸쳐 한국의 무역관행을 지적했듯이 한국정부는 강력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수단인 관세와 더불어 터무니 없이 높고 차별적인 세금, 그리고 수입을 막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규제를 함께 사용해 모든 수입자동차에 대해 경제적인 철의 장막을 쳐왔다"고 말했다.
레빈 위원장은 특히 "우리는 전 세계에서 5위인 자동차 생산국이면서 9위의 자동차 시장인 한국에서 한미간 무역중 미국 적자의 87%에 해당하는 110억달러의 적자를 자동차 부문에서 기록했고 작년에는 우리는 한국에 미국산 자동차 4천556대를 수출한 반면 한국은 미국에 70만대를 팔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평균 수입자동차 점유율은 40%가 넘는데 한국의 수입자동차 점유율은 3.6%로 30개 회원국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빈은 또 "지난 1995년과 1998년에 걸쳐 두 차례나 체결한 한미 자동차무역 양해각서를 통해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없애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FTA는 한미양국의 일방적 무역구조를 고착화시키고 한국 자동차업계가 자국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미국과 다른 주요 시장 진입을 확대하는 수출주도 전략을 지속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스피븐 비건 포드 대외 정부 담당 부사장은 한국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수입차의 한국 시장접근은 가격과 질, 소비자의 선호도가 아니라 수입차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만든 계속 변하는 비관세 장벽들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비관세장벽은 기준과 승인, 세제구조, 수입품 편견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한국의 자동차 안전과 환경 기준이 종종 투명하지 않고 국제기준과도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비건 부사장은 "기준의 변경은 한국 자동차업계에도 부담이 되지만 1천700여대를 판매하는 포드의 경우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이것이 바로 한국 자동차 시장의 96% 이상을 한국산 자동차가 차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건 부사장은 "의회에서 현재 상태로 FTA를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촉구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즉각적인 관세철폐는 한미간 일방적인 자동차 무역구조만 고착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