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G8을 비롯한 주요국가와 주요항만은 앞으로 물류보안 안전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수출입 업체와 화물에 대해서는 신속한 통관과 처리를 보장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업체와 화물에 대해서는 입항 거부 또는 통관 지연 등의 제재를 가할 예정으로 있어, 우리 수출입업계는 큰 부담을 짊어질 상황에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9.11테러를 경험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2002년부터 시행하는 C-TPAT(세관-수출입업계간 대테러협력, Customs-Trade Partnership Against Terrorism) 프로그램과 2006년 제정되어 2009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SAFE Port Act(Security and Accountability For Every Port Act, 항만 보안 및 책임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강력한 뒷받침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우 정부 쪽에서는 여러 부처에 관련되는 물류보안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법률이나 시책이 아직 수립되지 못하고 있으며,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수출입업계도 이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여 대응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와 업계가 이제는 물류보안에 대한 국제적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는 인식 하에, 향후 우리 수출입업계가 직면하게 될 국제규범으로서의 물류보안 문제에 대하여 그 내용은 무엇이며,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 지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물류보안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세계 각국은 세계화와 무역 자유화의 진전으로 수출입 교역이 매년 증가하는 혜택을 누리는 한편으로, 핵물질, 폭발물, 생화학 및 대량살상 무기 등을 이용한 테러리즘과 조직범죄와 같은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공급망의 안전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 미국 등 선진 각국들은 이미 공급망 참여자 적격성 심사, 선적화물에 대한 검사 및 확인, 도착지 국가로의 사전 화물정보 제공, 컨테이너 불법개장 방지를 위한 첨단 탐지봉인 등을 이용한 화물보안, 반입화물에 대한 검사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물류보안 강화시책을 이미 도입하였거나 도입 추진중에 있다.
물류보안 왜 중요한가?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물류보안이 우리나라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대외거래 의존도가 GDP의 70%내외가 될 정도로 높은 우리나라와 수출입업계가 그들이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입항거부 또는 통관지연 등으로 추가 물류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고스란히 우리경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컨테이너에 대한 방사능 등 통합검사(Integrated Scanning System, 2007년부터 시범시행), 컨테이너에 대한 불법개장 여부 및 시기를 탐지할 수 있는 전자봉인(e-Seal) 부착, 수출입화물 정보의 세관당국간 사전교환체제 구축, 제조자·수입자·포워더·선사·항공사·터미널운영인 등 수출입물류 참여자에 대한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er, 공인경제운영인) 상호인증 및 검사 체제확립 등 과제가 우선 검토·도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업계의 불편과 추가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업계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국제규범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입항거부 또는 통관지연으로 거래단절이 야기될 것이 우려되므로 그 수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적인 동향은 어떠한가?
세계적인 물류보안 강화의 흐름에 있어서 특히 주도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현재 세계 50개 항만에 세관직원을 파견하여 위험화물을 국경선 밖에서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그에 필요한 정보를 선적전 24시간 전까지 미국 관세청에 미리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C-TPAT 프로그램을 통해 물류보안 우수업체를 발굴하여 검사생략 등 신속통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비지정 업체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검사선별, 통관지연 등으로 불편과 부담을 지우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15,000개 업체가 C-TPAT 참여를 신청하였으며, 이 가운데 약 6,800개 업체가 참여업체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미국판 물류보안 AEO제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수출입업계는 이미 물류보안의 인증(Certification) 취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또한, SAFE Port Act 제정(2006. 10)과 9-11위원회 권고 이행법률 제정 (2007. 6현재 상원 검토중) 등을 통하여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컨테이너에 대한 검사와 e-Seal(운송도중 개폐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관세행정에 관한 국제규범을 정립하고 그 확산을 주도하는 WCO는 미국의 사례를 대부분 수용하여 각국 세관에 반출·입 및 환적 화물에 대한 사전 전자정보 제출, 수입국세관의 요구가 있을 경우 수출국 세관의 검사실시 등을 규정하는 ‘무역 안전 및 원활화 표준 Framework'를 2005. 6월 채택하여 각국에 이행 의무화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주요 선진국 관세당국은 이미 WCO와 미국 주도의 물류보안 체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어떻게 도입할 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세관당국간 시험사업을 계속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볼 때, 우리가 이러한 국제규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수출촉진을 위해 대폭 생략해버린 수출통관 절차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다시 재정립해야만 하는데, 이는 고통스럽지만 선진국과의 거래 유지를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적 물류보안 기준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물류보안 기준에 관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가장 집약적으로 정리한 것은 WCO가 2002년이후 계속 검토하여 2005. 6월 채택한 ‘무역 안전 및 원활화 표준 Framework'이다.
이 물류보안 가이드라인은 국제적인 수출입물류 보안강화를 위해 ① 각국 세관당국간에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② 세관과 민간 업계간에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에 관한 기본원칙과 세부 기술표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주요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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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
수출입 물류보안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규범 및 요구 충족을 위해 검토해야 할 쟁점들을 재정리하면, 다음 5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수출물품의 제조, 운반, 보관, 신고대행, 항만 하역 등 업무를 담당하는 물류참여자의 보안성 검증에 관한 것이다.
둘째, 수출물품에 대한 검사와 보세운송 절차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셋째, 상대국 세관에의 수출물품에 대한 사전 정보제공과 관련된 Data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와 그 제공시기에 관한 것이다.
넷째, 물류를 저해하지 않는 위험관리기법 적용, 검사방법 및 검사장비 도입과, e-Seal(전자봉인) 활용체제 구축에 관한 것이다.
다섯째, 외국 세관당국 및 국제기구와의 AEO 상호인증 및 사전 정보교환 체제 구축 등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세관 상호협력체제의 강화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쟁점들과 관련하여, 현재 관세청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물류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 아래 충분한 검토를 거쳐 대응책은 일단 조속히 마련하되, 추진시기는 WCO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시행시기 및 우리 업계의 대응능력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간다는 방침아래 필요한 조치를 준비 중에 있다.
관세청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이와 관련, 관세청은 국제사회의 이와 같은 물류보안 강화 움직임에 따라, 관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한 ‘물류보안 추진기획단’을 지난 4월 발족시켜 각 분야별 물류보안기준의 검토, 수출입통관프로세스의 재정립, 세관당국간 사전 물류정보교환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 등 세부사업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이와는 별도로 국제사회의 수출입물류 보안강화 동향에 대응한 효율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구체적인 물류보안체제 구축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으로 있다.
이 용역수행 과정에서 관세청은 전문가팀과 함께 수출입물류 참여자와의 바람직한 협력체제 구축, 수출입물류 전 과정에 대한 보안관리 체제 구축, 공항만 출입자 및 출입차량에 대한 관리체제 구축, 법령 및 행정규칙 개정사항 도출 등 여러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수출입업계는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가?
물류보안 제도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CSI 및 C-TPAT 등 프로그램과 미국向 수출화물에 대한 선적 24시간전 화물정보 제출 등 형태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수준 진전된 형태로 실행중에 있으며, 선진국간에는 시범사업형태로 실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점진적으로 강화되어 2009년경부터는 본격적인 실행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EU, 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 등 선진국向 수출화물을 취급하는 업체에서는 그들 나라의 물류보안 체제를 나름대로 연구하고 동향을 파악하여 대응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이런 나라에서는 당해국가 수입자 또는 한국 관세청을 통해 적재 24시간전 화물정보 제출은 물론, 한국내 수출자의 물류보안관리체제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확인·검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수출업체는 자사의 물류보안 강화는 물론, 협력사, 관세사, 이용하는 항공사/선사, 터미널 보세창고 운영인 등 물류관계자들의 보안관리실태를 파악·평가하고 그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완성함과 아울러, 관세청이 시행하고자 하는 AEO 프로그램에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AEO의 지정은 세계각국에 공통적으로 상호인정(Mutual Recognition) 되는 인증(Qualification)이므로, 이것을 국내에서 받지 못하면 외국에서 통관시 신속통관의
| 혜택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입항거부 또는 통관지연 등 불측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출입 물류보안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어 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그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정부와 기업은 필요한 조치를 준비해 나가야 할 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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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통관지원국장 천홍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