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경찰은 우리은행 직원의 슬기로운 대처로 서류를 위조해 전세자금 을 대출받으려던 사람을 검거했다.
우리은행 서울 모 지점에 근무하는 A대리는 지난달 5일 오후 지점을 방문한 30대 후반의 남성으로부터 사업장 등록 증명이 첨부된 재직 증명서 등 전세자금 대출 서류를 받았다.
A대리는 서류상 하자는 없었지만 용의자의 말투 등이 의심스러워 관련 자료를 세밀히 점검하던 중 전세자금 대출 서류상의 임대인 전화번호와 은행의 고객거래 원장상의 전화번호가 다른 점을 확인했다.
임대인의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한 결과, 지난달 중순 한 젊은이가 찾아와 전세 계약을 위해 임대인의 인적사항을 알아 갔지만 실제 전세 계약은 체결하지 않은 사실을 알아냈다.
또 재직 증명서도 허위인 점을 확인한 뒤 은행 내부 전산망에 대출 신청자를 금융사기 유발 의심자로 등록하고 본점과 상의해 인근 경찰서에 신고했다.
이후 용의자는 보증인의 사정 때문에 은행에 같이 방문할 수 없게 됐다는 연락을 했으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A대리의 권유로 지점을 다시 방문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11일 외환은행 대구봉덕지점은 서울지방법원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이들에게 속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고객의 연락을 받고 신속하게 계좌 지급정지와 비밀번호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 인출 사고를 막았다.
앞서 4월30일 신한은행 반월지점의 박보경 계장은 지방의 D은행으로부터 전화 사기의 개연성 때문에 자신이 개설해 준 계좌에 대한 지급 정지 요청을 받은 뒤 계좌 개설 당시 중국인 노동자 2명에게 계좌를 만들어 준 사실을 떠올리고 지급정지 요청이 들어오지 않은 나머지 1명의 계좌도 찾아내 거래 내용 등을 확인했다.
박씨는 1천만원이라는 거액이 다른 은행의 고객으로부터 입금된 사실을 알아낸 뒤 해당 계좌에 지급 정지 조치를 취해 고객이 1천만원을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금융사기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출 서류 등을 꼼꼼히 검토하고 있어 사기 피해를 방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 같다"며 "최근 금융 사기 유형이 지능화, 다양화하고 있어 고객 스스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