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선보이며 카드 대전에서 잇따라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이랜드 그룹의 제휴카드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카드시장 점유율 6%대에 불과한 우리은행이 7개사가 참여한 입찰에서 대형 카드사들을 제치고 대형 유통그룹의 독점 계약사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 26위인 이랜드 그룹이 홈에버와 킴스클럽, 뉴코아 아울렛, 아울렛 2001 등 90여개의 대형 유통점포와 5천여개의 로드숍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제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카드 가입자와 이용액 등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 제휴 협정을 체결하고 제휴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또 전국에 25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하이마트와도 조만간 제휴 계약을 맺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출시한 지 50여일이 지난 우리V카드는 지난달 25일 33만3천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주유 ℓ당 120원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비씨대한민국카드가 7개월 만에 회원 30만명을 돌파했고 비와 보아 등 대형 한류 스타를 내세워 마케팅을 벌인 KB포인트리(Pointree) 카드가 회원 27만명을 넘어서는 데 9개월이 걸린 점과 비교하면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우리V카드의 이 같은 실적은 잔돈 추가 결제 때 일정액을 펀드에 입금해 주는 우수리투자 서비스나 현금서비스 5천원당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마일 적립, 현금서비스 수수료 20% 할인 등 애초 계획했던 각종 혜택을 취소한 가운데 올린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카드 모집인 경쟁에서도 타사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4월 초 2개의 카드 영업소와 30여명의 카드 모집인을 두고 있던 우리은행은 채 석 달도 안돼 영업소 12개와 모집인 680명으로 영업 조직을 대폭 확충했다.
영업소 당 약 57명의 카드 모집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다른 카드사들이 영업소 당 모집인 20여명만을 두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영업소를 20개 더 세우고 카드 모집인도 1천5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우리은행이 단시간에 이런 성과를 거둔 이유로 박해춘 행장의 영업 방식을 꼽고 있다.
비자카드 국제이사인 박 행장은 은행 업무 중에도 해외에서 열리는 비자카드 국제회의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거래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카드 제휴 효과에 대해 설명하는 등 카드 영업에 직접 나서고 있다.
박 행장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카드제휴팀과 카드기업영업팀을 신설하고 카드사업본부의 인력을 57명이나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하지만 기업 관련 카드 점유율은 미미한 편으로,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거래 기업에 대한 카드 영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