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형 과세제도로 꼽히고 있는 '파트너십 과세제도(Partnership Taxation)'의 적용대상에 회계·세무·법무법인도 포함시켜 법인세 이중과세를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완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23일 서울 충정로 한국공인회계사회관에서 열린 '파트너십과세제도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회사의 실질이 인적회사에 해당하는 회계·세무법인·로펌(유한)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는 것은 경제적 실질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과세체계라고 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파트너십 과세제도란 합명·합자회사와 같은 인적회사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이중과세를 배제하는 것으로 과세당국이 파트너십(회사) 단계에서 과세하지 않고 소득을 파트너(개인)에게 배분한 후, 파트너 단계에서 과세하는 방식이다.
현재 인적용역을 제공하고 있는 법무조합, 변리사법인, 관세사법인, 노무법인, 법무사합동법인 등도 조합 또는 합명회사 형태로서 파트너십 과세제도의 적용이 가능하지만, 유한회사의 성격을 띄고 있는 회계법인, 세무법인, 법무법인(로펌)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유한책임사원으로 구성된 회계·세무법인 등의 회사는 파트너십 과세제도를 통한 조세회피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정경제부와 조세연구원의 입장.
그러나 김 교수는 "회계·세무법인·로펌은 형식적으로는 유한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실질은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인적회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이들 법인에 대해 파트너십 과세를 허용하는 것은 조합 및 인적회사를 적용대상으로 도입되는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회계·세무법인·로펌의 사원은 출자금액을 한도로 하는 유한책임을 지지만, 유한책임에서 초래하는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최저자본금의 법정·유지 의무, 다른 법인에의 출자제한 등과 같은 법적 장치를 하고 있어 상법상 유한회사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파트너십과세를 통한 조세회피 우려와 관련해 "현행 세법에는 파트너십과 파트너간의 거래에 관한 부당행위계산의 부인과 손익배분비율의 부인, 주된 동업자에 대한 합산과세 등 다양한 조세회피방지규정을 두고 있다"며 "회계·세무법인 등이 조세회피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인적회사에 대해 파트너십 과세제도를 적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법인세 과세를 고집하면 국제적 과세기준에서 벗어나게 된다"며 "궁극적으로 인적회사의 성격이 강한 사업분야에 대한 국제투자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합명회사인 로펌을 파트너십 과세를 허용하고 유한회사인 로펌은 허용하지 않는 것은 실질이 동일한 법인에 대해 차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며 "인적회사 성격의 회계·세무법인·로펌은 파트너십 과세를 허용하되 물적회사에는 적용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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