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손 턴 '큰 손'들 회원권 투자-가격 상승 '부채질(?)'
#사례 1. 평범한 직장인 A씨는 2년 전 1960여만원을 주고 2000CC급 승용차를 한 대 구입했다. 구입할 때도 많은 세금을 내고 차를 샀지만 이 후에도 꼬박 꼬박 세금을 내야한다.
A씨가 지난해 보유세인 자동차세로 낸 세금은 40만원(지방교육세 제외)이었다.
#사례 2.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번 B씨는 3년 전 00골프회원권을 구입했다. 요즘 가격이 많이 올라 회원권 값은 10억원을 넘었다.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회원권을 가진 B씨는 지난해 회원권에 대한 보유세를 단 한푼도 내지 않았다.
현행 법상 골프회원권은 재산세 과세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 골프회원권 한 장에 14억원=값이 싼 것도 있지만 비싼 것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비싼 것이 골프회원권 값이다. 지난 30일 국세청이 밝힌 전국 166개 골프장 332개 회원권 기준시가에 따르면 가장 비싼 골프회원권의 값은 무려 14억7600만원에 달했다.
기준시가가 시가의 90%수준(5억원 이상 회원권은 95%수준)을 반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은 15억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평베네스트 회원권은 14억7600만원, 남부 14억2550만원, 이스트밸리 12억8250만원, 남촌 12억5400만원, 레이크사이드 10억650만원, 렉스필드 10억260만원 등 회원권 한 장값이 10억원을 넘는 골프장은 6개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액수의 골프회원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부유층일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입장에서는 주말에 주로 이용하는 '특권'을 수 억원을 주고 가질 만큼 여유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의 재산이나 다름없는 골프회원권에 재산세가 단 한 푼도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거주의 방식인 현행 세법상 열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열거할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 2천만원 승용차에는 재산세, 10억원 회원권에는 '비과세'=거액의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해 한 차례 논란이 있었다. 2000만원 짜리 승용차 한 대만 있어도 매년 수 십만원의 재산세를(자동차세)부과하면서 10억원을 호가하는 회원권에는 십 원짜리 한 장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은 '조세형평'에 맞지 않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학계 일각에서는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골프회원권에 대한 '응능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가지고만 있어도 매년 가격이 뛰는 등 '가치'가 상승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재산세 등 보유세 과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도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과세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결론은 '비과세'였다. 이후에는 아예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
회원권에 재산세를 부과할 수 없는 것은 현실적인 논리보다는 형이상학적 논리의 문제였다. 골프회원권은 일반적인 재산세 부과대상과는 달리 '형체가 없는 권리'에 속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던 것.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형체가 없는 권리인 골프회원권에 과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재산세 과세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는 모르겠지만)당장 과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치솟는 회원권 가격, 부동산 손 턴 '큰 손'들이 몰려든다(?)=국세청이 발표한 기준시가에 따르면 직전고시(지난 2월)에 대비해 6개월 사이 전국 평균 5.1% 기준시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지역에 밀집한 고급(고액) 골프장 회원권의 경우 가격상승률이 최고 2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동안 최대 2억원 넘게 가격이 상승한 골프장도 있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고액)골프회원권 가격의 상승은 시중유동자금이 각종 정부의 규제로 '재미'를 보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을 떠나 회원권 시장으로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데서 출발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고가의 자산임에도 재산세 부담이 없으니 시중 자금의 '투자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메리트가 충분하기 때문에 당분간 강세(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중의 골프회원권 거래소 관계자는 "골프회원권 시장은 주식시장 차트와 맞물려 보면 될 정도로 흡사하다"며 "부동산 자금이 시중으로 빠져나오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듯 골프회원권 시장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회원권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회원권을)재산가치가 있는 투자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회원권에는 부동산과 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