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날 발표한 지방기업 지원규모 5000억원은 법인만 고려됐을 뿐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원규모 4000억원과 기존의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액, 법인세 6119억원과 소득세 2937억원 등 총 9056억원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또 여기에 지방이전 또는 창업하는 대기업에 지원될 법인세가 연간 1000억원 규모에 달한다는 내용도 뺐다.
결국 정부는 모두 2조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지방기업에 지원하는 것이었지만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해서였는지, 지방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를 불과 25%에 해당하는 5000억원의 법인세수 효과만을 애써 발표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법인세 감면' 부분만 발표했기 때문에 소득세수 감소분은 굳이 밝히지 않았다"는 궁색한 설명을 늘어놓고 있다.
정부의 감면액 축소발표 의도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액 부분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미 재경부의 2006년 조세지출보고서에서 2006년 기준 법인세 조세감면액이 6119억원이라는 자료가 있음에도, 굳이 2005년 기준으로 3500억원이라는 수치를 제시한 것.
최근 들어 재경부는 조세감면과 관련 '퍼주기식 누더기 세제'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 때문에 세제실은 과세형평성을 감안해 각종 감면에 대한 일몰제를 엄격하게 지키기로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또 다른 대형감면을 발표하는 재경부로서는 내심 솔직한 감면규모 발표에 면이 서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얼핏 짐작이 간다.
그러나 균형발전을 위한 세금지원규모는 조세일보(2007년 7월 27일자 보도-[숫자로 읽는 세금] '5000억원'-지방기업에 깎아줄 법인세) 등 몇몇 언론에 의해 백일하에 드러났고, 현재 균형발전정책과 관련해선 조세형평과 실효성 양면에서 언론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또 국민들에게 애써 축소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가 이번 지방균형발전대책의 조세지원규모를 축소시켜 실효성 및 세수문제에 대한 비판을 줄여 보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상황이야 어찌됐던 정부의 세제지원 방침은 부처간 협의를 거쳐 나왔을 것이다. 또 세수지원액이 많으면 기업들의 지방유인 효과가 커진다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재경부 내부에서도 비판적 시각에 대한 고민이 많았겠지만, 그래도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국민들이 확고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세수감면액에 대해 속 시원히 사실대로 털어놓는 것이 나을 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