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77세의 일기로 타계한 국내 조세계의 거성 故설린 최명근 교수(강남대)의 장례를 하루 앞둔 3일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는 '최명근 교수님께 드리는 글'이 제자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동문들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이 글은 글을 받은 동문이 자신이 아는 또 다른 동문에게 E-Mail을 통해 보내지고 있으며, 고인을 보내는 제자들의 아픈 마음을 더욱 찡하게 하고 있다.
<다음은 제자들에게 전파되고 있는 최명근 교수께 드리는 글이다>
교수님, 교수님!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최명근 교수님!
무엇이 그리도 바빠 작별인사 고할 시간도 없이 훌쩍 떠나셨는지요?
하늘나라 천사들은 세금 낼 일이 없어 교수님이 천천히 가셔도 될 터인데 말입니다.
아마도 하느님이 Tax heaven을 건설하려 급히 교수님을 찾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편안한 중절모에 너털웃음을 달고 사시며 "돈을 쫓는 사람이 아닌 무엇인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라."고 가르치시던 모습이 좀체 지워지지 않습니다.
때때로 "이놈들아 열심히 혀!"
작은 체구에 베토벤 머리를 하고선 내뱉던 그 강단 있던 목소리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대학생활 1년의 노력은 사회생활 5년의 노력에 비견된다며 군기를 잡던 교수님의 모습이 또한 새삼 그립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후텁지근합니다. 넥타이 메기도 힘겨운 날에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눈물인지 땀인지 자꾸만 두 볼을 타고 내리고 있습니다. 가시는 날까지 눈물이 흘러 내릴 제자들 체면 구기실까 봐 이렇게 더운 날을 택하셨는지요.
교수님, 사랑하는 우리 교수님!
저희들은 교수님의 유지를 받들어 열심히 살겠습니다.
못다한 연구는 후학들에게 이제 맡겨 두시고 편안히 영면하소서
정찬우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