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심판원이 물도 전기도 없이 형체만 덩그러이 놓여 있는 과수원내 농막을 '주택'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한 국세청의 냉혹한(?) 과세처분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특히 심판원 심리 과정에서 문제가 된 농막이 주택기능을 상실한 사실상의 폐가였던 점이 확인됐음에도 불구, 국세청은 건축물 과세대장 등에 주택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과세를 강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판원은 6일 납세자 A씨가 중부지방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1200만원의 양도소득세 부과와 관련한 불복청구에 대해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며 과세취소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양도한 뒤 1세대1주택 비과세 신고를 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가 또 다른 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 비과세 신고를 거부하고 양도세 12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씨가 소유한 또 다른 주택은 35년 전에 지어진 (A씨 소유)과수원의 농막이었다. 이 농막은 형체는 존재하고 있었으나 비가 새고 수도와 전기시설도 없는 사실상의 '폐가'상태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A씨는 "과수원의 농막은 사실상 폐가상태로 주택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은 "장기간 공가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으나 과거 주택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있고 건축물 과세대장 내역상 주택용도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고 반박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확인결과 A씨가 농막에 주민등록한 사실은 나타나지 않았고 재산세 건물대장에 등재는 되어 있으나 2005년부터 재산세가 부과된 내역도 없었다"며 "또한 현지출장 결과 인근 주민들이 10년 전부터 농막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진술했고 농막에 전기나 수도를 끌어다 쓴 사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이어 "1주택 판정시 주택은 공부상 용도구분에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주택여부는 사실확인해 판단할 사항이다"라며 "여러 확인사실을 볼 때 농막이 폐가상태였음에도 이를 주택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타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