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흥공장 정전에 따른 생산중단 피해 일부를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정보통신 사업장의 화재, 사고, 휴지 등으로 인한 손실을 많게는 5조5천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손해보험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삼성화재와 손보 계약을 해왔고, 이번 것도 지난 계약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험은 휴지, 즉 라인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도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험 계약과 관련해 '100억원+α'의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보험 계약은 생산 라인이 정전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최고 100억원을 한도로 보상받을 수 있고, 이와 별도로 변전소 손실 등 현물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라인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의 경우 중단된 날이 10일을 넘지 않을 경우에는 자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틀 만에 라인 가동했기 때문에 여기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삼성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100억원 +α(변전소 손실분)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피해 금액이 크지 않고 보험금을 타내면 다음해 보험료율이 오르는 등 불이익이 따라올 수 있어 삼성화재에 보상 청구를 할 것인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험료율 인상 등 문제가 있어서 삼성화재 측에 보상 청구를 할 지 포기할 지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기흥 공장 정전으로 인한 피해 규모에 대해 삼성전자는 최대 400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증권가 등 주변 시장은 "그 보다는 더 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순 정전으로 기계가 멈췄으며 전원공급도 순차적으로 차단되는 '소프트 랜딩'을 했기 때문에 기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웨이퍼도 상당수 살릴 수 있어 피해액은 최대 400억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나 증권가는 초정밀 공정이 필요한 반도체 공장에서 12시간 전원 공급이 중단됐다면 최적의 조건에서 정상 가동되는 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대 수천억원대 피해를 점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 수준은 라인 가동 이후 생산된 제품의 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봐야 알 수 있다.
사고 후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화재도 보험 가입자인 삼성전자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 담당 직원들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가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진 뒤 구체적인 보험처리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메모리 장비는 예민하므로 현재로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때문에 보험금 책정에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