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확인하고 들어가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주가 급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도 다소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코스피지수는 17일에도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91포인트(3.19%) 하락한 1,638.07로 마쳤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일본은행의 긴급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5.4%나 급락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 여파로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저점을1,600선 안팎까지 내려잡았다.
◆ 120일 이평선 무너져 = 특히 이날 코스피지수가 일명 경기선이라고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1,650) 아래로 밀려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과대 낙폭에 따른 반등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간 것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위기가 실물 경기 위축 우려로까지 전이되면서 아시아 증시의 추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이는 미국의 부정적인 고용 지표 발표로 인해 전세계 산업생산이 변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아시아 증시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철강 조선 등의 시장 주도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실물 경기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며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추가 금융기관 손실이 나올 것으로 전망돼 시장 역시 점 더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기술적으로 지지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만큼 기술적으로 추세를 이탈할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지속으로 수급이 위축돼 장세가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너무 강해 저가 매수를 노리는 대기자금도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가격 위험은 많이 줄어든 상태이나 기간 조정은 2-3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美 금리인하할 때가 저점 = 전문가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우려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만큼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심리적으로는 1,600선이 차기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나 지금같은 추세라면 1,600선 하회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다만 20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1,560선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이사는 "실물 경제 위축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1,600선이 심리적인 지지선이지만 추가 하락해 1,600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실물 경기 위축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가격 하락을 멈추기 위해 미국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서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저점 시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발표 때 지지라인을 만들어줄 것"이라며 "이 시기에 글로벌 주식시장도 반등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점 확인하고 '매수' 노려라 =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 조정이 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저점 매수 타이밍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당분간 관망 후 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정경수 우리C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매매에 따른 위험이 커진 만큼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조언했다.
저점을 확인하고 매수에 나설 시점에선 낙폭과대 우량주에 주목하되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급락하고 있는 주도주인 조선, 철강주, 정보기술(IT), 금융주를 눈여겨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조 센터장은 "원화가치 급락으로 자동차와 같은 수출주가 호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선 철강 등의 원자재관련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