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닛케이 지수 종가는 전날에 비해 874.81 포인트 하락한 15,273.68로 사흘 연속 올 최저치를 갱신했다.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주식시장이 공황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지 않는데다 주식시장의 불안에 영향을 받은 다국적 투자자들의 엔캐리 청산 움직임으로 인한 엔고현상이 겹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엔고현상이 계속될 경우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자동차, 전기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까지도 일제히 매도 대열에 동참하면서 7년4개월만의 대폭락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일단 일본 증시는 이날 '검은 금요일'을 마감하고 이틀간의 주말 휴장을 거쳐 19일 재개되는 만큼 이틀간의 휴지기에 투자 심리가 어떻게 조정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미국의 GM이 16일 금융관련 사업의 축소를 발표하는 등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의 충격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다국적 기관투자가들이 저금리 엔을 활용, 주식 등에 투자한 엔캐리 청산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달러에 대한 엔화의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본 주식 시장의 악재는 여전한 상태다.
특히 엔고 현상은 수출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일본 업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의 기업체들 상당수가 올해 7월까지 계속된 엔저 현상을 감안, 기준 엔.달러 환율을 조정해 매출액을 상향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미수출에 따른 이익이 환차손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확산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잇단 매도 주문으로 이어진 만큼 이런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의 불안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이 대미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자동차, 전기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 기업들의 매출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엔고에 따른 충격 뿐 아니라 미국내 매출 자체도 줄어든 '더블 쇼크'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지난 10일 1조엔에 이어 16일까지 모두 2조엔의 긴급자금을 금융시장에 공급했음에도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은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행은 17일 오전 1조2천억엔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잡는데는 역부족이었다.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오후 한때 1달러가 111엔대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달러당 엔화가 111엔대를 기록한 것은 약 1년2개월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