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법-공사 착공 못한 정당한 사유 규정도 없어
건축허가를 받아 초대형 골프연습장을 지으려 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집단민원에 막혀 재산세 기준일인 6월1일까지 건물착공을 못한 경우, 나대지 상태인 토지의 과세표준액에 높은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해 과세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행정자치부의 심사결정이 내려졌다.
현행 지방세법에선 공사에 착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조차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재산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 현재 어떤 이유에서든 공사에 착공하지 못했다면 재산세 중과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행자부의 판단이다.
행정자치부는 22일 "충북 청원에 사는 A씨가 '골프연습장을 지으려다 주변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6월1일 현재 착공을 못했지만, 건물 착공을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 만큼 재산세 중과는 억울하다'며 제기한 심사청구를 심리한 결과 '기각'했다"고 밝혔다.
행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5년 초 충북 청원군에 소재한 면적 1만9813㎡의 토지 위에 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9848㎡의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받은 후, 이듬해 3월 건물착공을 위해 某건설회사와 398억5000만원에 달하는 공사도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공사도급계약을 맺기도 전인 2월부터 인근의 우림아파트 주민들이 청원군청에 건축물의 신축을 반대하는 집단 민원을 제기, 재산세 과세기준일인 지난해 6월1일 현재 건축물 착공을 하지 못하게 됐던 것.
청원군청은 A씨의 토지가 재산세 별도합산과세대상인 건축 중인 토지가 아니라고 판단, 지난해 9월 토지의 과세표준액 91억5374만원에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해 재산세 4552만원과 도시계획세 1373만원 그리고 지방교육세 910만원까지 모두 6835만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행자부는 결정문(제2007-428호 2007. 7. 23.)에서 "지방세법에서 정한 '건축중인 건축물'은 실질적으로 건축공사에 착공해 재산세 과세기준일 현재 실질적으로 공사중인 건축물만을 뜻하고, 단순히 그 준비행위에 불과하거나 그 흉내만 내는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특히 A씨가 "건물을 착공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지방세법에선)공사에 착공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의 존재 여부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행자부는 결국 "A씨가 인근 주민의 반대로 이 사건 건축물을 착공하지 못했다하더라도 2006년도 재산세 과세기준일 현재 건축물 착공을 못한 채 나대지로 있는 이상 종합합산과세대상으로 봐 재산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 없다"는 기각결정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