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최영태)는 22일 발표된 '2007년 세제개편안'과 관련 "참여정부가 그동안 입으로만 추진해 오던 조세개혁과제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대선용 선심성 정책을 일관성 없이 나열한 것에 그친 것"으로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종합소득세 과표구간 상향과 각종 감면제도 남용은 철학의 빈곤으로 어설프게 마련됐고, 변칙증여·상속 창구로 활용되는 공익재단에 주식출연·취득제한의 완화는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조세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22일 재정경제부의 세제개편안이 나온 직후 '2007년도 세제개편안에 대한 논평'을 내고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정책을 포기한 것이며, 탈세온상인 공익재단을 변칙상속·증여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조세체계를 조악하게 하는 무분별한 법인세 삭감, 변칙증여·상속의 창구로 활용되는 공익재단을 재벌 총수 일가가 부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식출연·취득제한 완화 등의 정책은 특정 이익 집단을 위해 조세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오늘 발표된 과표구간 상향 조치 등을 비판하는 것은 이 정책이 조세개혁이나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도출된 정책이 아니라 단순히 선거용 선심 정책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개편안은 소득 상승이라는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채 일면만 반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줄기차게 외치던 조세감면축소 정책은 비과세 감면이나 공제를 축소하여 근로소득세의 면세점을 줄여 적은 금액이라도 국민 대부분이 세금을 내도록 하는 조세의 기본원칙을 확립하는 것인데, 세제개편안은 그 반대의 정책을 반영했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설명이다.
참여연대는 또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최저한 세율이라는 조세감면을 규제할 수 있는 배수진조차 무너뜨리는 지방기업 법인세 감면 조치는 정치논리에 국가 조세·재정 정책을 와해시키는 조치"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조세감면 등을 지원수단으로 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 참여연대의 입장이다.
특히 "한번 생기면 좀처럼 없어지기 힘든 비과세·감면 조항을 일몰규정 없이 영구적인 조항으로 만들었다"며 "이는 그간 비과세·감면 조항을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일관된 조세·재정 정책에 대한 무조건 항복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조세·재정 정책의 대원칙이 '넓은 세원을 확보하고, 비과세 감면 등을 정비하는 조세개혁을 통해 국가 재정의 확보'인데, 이번 세제개편안은 정부 스스로 그러한 원칙을 완전히 무너뜨린 단순 선심성 정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각종 로드맵을 양산해 내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재정정책을 만들어내는 모순에 대해 설명하라"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세제개편안을 수정하는 작업을 착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