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필마단기'의 길을 택했다.
문 사장은 지난 74년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입사, 전산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고속승진 코스를 거쳐 95년 46세의 나이로 사장에 오른 뒤 12년간 회사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2003년부터 킴벌리 클라크의 북아시아 총괄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IMF 사태 직후인 98년 도입한 4조2교대 등 노사상생, 평생학습, 윤리경영 모델은 대표적 경영혁신사례로 재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는 환경운동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생명의 숲 및 윤경포럼 공동대표, 서울 그린트러스트 재단 이사장, CEO 지속가능경영포럼 회장, 한국 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 이사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초빙교수 등 `본업' 외에도 수십개의 `명함'을 가졌다. 유한킴벌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도 그의 작품.
올 초부터 범여권의 `러브콜'을 받아온 그는 수개월간 확답을 피하며 뜸을 들였지만 물밑에선 최 열 환경재단 대표 등과 정책 개발에 힘을 쏟으며 내공을 쌓았다.
그가 이날 `희망제안'의 형식으로 발표한 `17가지 약속'에는 ▲500만개의 일자리 창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 감소 ▲ 환황해권 및 환동해권 경제협력 벨트 구축 ▲양극화 문제와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이 담겼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고용률을 현 64%에서 70%로 높이는 대신 청년실업률을 8%에서 4%, 비정규직 비율도 55%에서 27%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토지 공개념 강화 및 개발이익 환수를 통한 신도시내 `4분의 1값' 아파트 공급을 비롯, 재벌의 하도급 비리 척결과 재벌의 은행 지배 금지, 조세.금융 개혁,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한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신자유주의 경제 지양 등 개혁적 공약도 다수 포함됐다. 같은 CEO 출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재벌.토목 중심의 가짜 경제' 대 `사람중심 진짜경제'의 대립구도를 시도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문 사장은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기반으로 당분간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나 추후 범여권 합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풍부한 콘텐츠, 참신성을 내세워 범여권 경선구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지, 아니면 이렇다할 파괴력 없이 `원 오브 뎀'으로 가라앉을지 시험대에 선 것. 부인 박수애씨와 2녀.
▲서울(58)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유한킴벌리 기획조정실장.부사장.사장 ▲생명의 숲 공동대표 ▲킴벌리 클라크 북아시아 총괄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