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편중 논란에 철저한 능력위주 평가 지시
조달청장으로 승진한 김성진 재정경제부 전 국제업무정책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후속 인사를 앞두고 재경부 인사위원장인 김석동 제1차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공모직인 국제업무정책관의 원서 접수가 27일 마감된다.
이번 공모와 관련해 현재까지 재경부 내에서는 허경욱(행정고시 22회) 현 국제금융국장과 김성배(21회) 전 제주특별자치도지원단 부단장이 각각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업무정책관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허 국장은 경제기획원 시절 국제금융국 근무를 시작으로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국제금융과장,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Senior Economist) 등을 거친 국제금융통이다.
김성배 전 부단장은 과거 재무부 근무시절 국제금융업무를 담당했고 해외 및 국제금융기관 근무도 경험했다. 고시기수에서는 김 전 부단장이 허 국장에 비해 한 기수 앞선다.
만약 허 국장이 국제업무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 국제금융국장 자리도 새로 채워야 한다.
현재 국제금융국장 자리에는 신제윤(24회)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윤여권(25회) 뉴욕 총영사관 영사, 김의수(23회) 전 주 일본대사관 재경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비서관은 최근까지 국제금융심의관직에 있으면서 풍부한 국제회의 경험을 쌓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 영사는 재경부 국제금융과장 등 국제금융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해 경력면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 전 재경관은 재무부, 재경부를 거치면서 다양한 업무를 무리없이 소화한 차분한 성격이 강점이다. 다만 김 전 재경관은 다양한 경력에 비추어 국제업무 관련 실무 경력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아울러 경제협력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영과(22회) 전 비서실장 자리는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비서관으로 나가있는 육동한(24회) 국장과 미국 미주개발은행(IDB)에 파견나가 있는 주형환(26회) 국장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 국장과 주 국장 모두 비서관 경력이 있는데 둘 다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어서 비서실장 직위를 무난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육 국장은 위원회 파견 직전에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면서 권 부총리의 정책구상을 직접 보좌한 강점이 있는 반면, 주 국장의 경우 현재 IDB에서 근무하고 있어 국내로 불러들이기 쉽지 않아 이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경부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석동 제1차관은 그동안 능력 위주의 인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사가 특정지역 위주라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더 철저히 후보자들을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련의 인사를 둘러싸고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출신 인사만 중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면서 직접 인사를 담당했던 김 차관이 당혹해했다는 후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장급 인사는 보직스카우트 제도에 따라 국장이 추천하고 이를 차관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에서 확정한다"면서 "김 차관이 최근 주요 국장 및 과장 인사를 책임지고 단행했는데 권 부총리의 지연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 차관이 난처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으로 임명된 문일재(23회) 국장의 경우 주 홍콩영사관 등 해외에서 쌓은 국제업무 경험과 능력을 인정한 권태균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의 강력한 요구를 김 차관이 수용한 케이스이고 최종구(25회) 국제금융심의관은 국제금융과장,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근무 등으로 쌓은 국제금융 경험과 능력 등을 인정받아 임명됐는데 행시 기수를 고려할 때 발탁성 인사로는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규연(25회) 공보관 역시 당초 금융정책심의관에 내정돼 있었으나 공보관이 유력시됐던 김광수(26회) 국장이 3년짜리 공모직위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에 임명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갑자기 바뀐 케이스로 지역편중 인사와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역시 강원도 출신인 유재수 현 은행제도과장과 박영춘 보험제도과장은 권 부총리가 아니라 전임 한덕수 부총리가 김 차관에게 금정국 근무를 요구해 이를 김 차관이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경부 내에서는 대부분의 인사를 차관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부총리께는 사전.사후 보고 정도만 했는데 이것이 강원도라는 특정지역 위주라는 이야기가 나도는데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