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상을 간이과세자로 한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세업자들은 인하 대상과 폭이 예상보다 지나치게 작다고 항변하는 반면 급여생활자들은 매출 왜곡.축소 관행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이 연간 매출액 4천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상으로 적극 검토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을 옷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안이 그대로 관철돼도 영세업자에게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4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이중 신용카드 매출이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수수료가 1%포인트 인하된다면 연간 줄어드는 수수료 부담은 12만원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로 영세업자들에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월소득이 100만원도 안되는 자영업자들이 허다하다"며 "대상을 줄이더라도 인하폭을 더 늘리지 않으면 영세업자에 대한 배려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수수료 인하 대상을 간이과세자로 한정한 것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눈속임이 될 수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 적용을 법제화하는 등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세업자들을 향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도 상당하다.
한 네티즌은 "자영업자의 40%가 간이과세자라는데 연 매출액이 4천800만원이면 월 매출액은 400만원, 일 매출액은 13만원"이라며 "이 돈으로 종업원 임금.임대료.각종 세금도 낸다는 자영업자들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매출 왜곡이 일상화된 사람들에게 또다시 수수료까지 인하하며 혜택을 주면 유리지갑인 급여생활자만 억울해진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똑같이 연 매출액이 연 4천800만원이라도 업종 특성에 따라 카드 결제 비중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한 매출의 왜곡 정도도 다를 수 있다"며 "수수료를 인하할 때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선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순이익에서 수수료 인하로 양보할 수 있는 수준이 사실상 정해져 있다"며 "수수료 인하 대상을 좁히면 인하폭을 크게 할 수 있고 수수료 인하 대상을 넓히면 인하폭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간이과세자에게 수수료를 1%포인트 인하하는 정도면 상당수 카드사들이 힘들지만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수수료 인하 대상을 확대하거나 인하폭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당국과 금융연구원은 간이과세자는 국가가 세법상에서 공식적으로 개념화한 영세업자이고 카드사들 역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그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