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싸게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욕심에 외국인보다는 내국인들이 면세점으로 몰리게 됐고, 정부는 내국인의 구매시 3000불이라는 한도를 두게 된 것.
특히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정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시내에도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따라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시내면세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재경부 및 관세청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이 있는 나라는 중국과 대만에서 소수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특히 10개가 넘는 시내면세점을 두고 있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실태로 다른 나라에는 없는 시내면세점까지 마련해 가면서 내국인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셈.
또한 외국인을 위한 면세점에 내국인들이 대부분인 현실은 그 존재이유와 필요성을 의심케 한다.
| 정부에 따르면 2006년 기준 국내면세점 이용객은 1762만명으로 이 중 대다수인 81.9%가 내국인 구매자로 채워지고 있다. 시내 면세점 중 규모가 큰 면세점 중 하나인 S면세점 관계자도 "우리 면세점의 경우 대부분의 구매고객이 내국인으로 구성돼 있다"며 "외국인은 거의 없다"고 털어 놨다. 면세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물품도 내국인을 위해 면세점이 꼭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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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고의 면세점 매출을자랑하는 롯데면세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물품들을 보면 시계, 화장품, 향수, 핸드백, 지갑, 벨트, 선글라스 등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제품이 대부분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작년 9월 기준 여행자 반입물품 중 세관 검색 후 세금을 내지 않고 유치된 물품들도 명품가방·의류·시계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골프채와 위스키·꼬냑 등 양주도 많아 고가의 사치품목이나 주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국인 이용객이 대부분이고 소비되는 물품도 고가물품 중심이지만 시내면세점을 없애거나 내국인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국인을 위한 면세점에 내국인이 몰린다고 하여 이를 막을 법적 근거도 없고, 법개정에 대한 여론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몇 년 전에는 면세점을 외국인에만 허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다만 "더 이상의 신설면세점은 막고 있는 상황이지만 외국에 선물용으로 사서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당장 전면적으로 시내면세점을 없애거나 내국인에 대한 판매를 차단한다는 것은 소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어떻게든 많은 물건을 싸게 사서 들고 들어오려는 여행객들과 400불 이상의 물품에 대해서는 과세하려는 과세당국간의 숨바꼭질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