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 전 청와대비서관과 부산 H토건 김상진(41) 대표의 유착 의혹을 수사중인 부산지검은 3일 김씨의 비자금 조성 규모와 사용처를 캐기 위해 연락을 끊고 있는 김씨의 소재 파악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김씨는 지난 7월27일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된 이후 지난주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변호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최근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소재가 파악되는대로 김씨를 재소환해 계좌추적에서 일부 드러난 자금사용 내역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빼돌린 자금의 전모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씨를 통해 연산동 재개발사업에서 김씨가 빼돌린 돈 440여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150억원의 소비처를 확인하고, 연산동 재개발 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2천650억원 가운데 누락의혹이 제기된 700억원에 대해서도 사용처를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자금추적을 통해 김씨가 조성한 비자금이 유착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비서관과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씨의 형 김모(45)씨를 비롯, 주변 인물 4∼5명에 대해 이날 출국금지조치를 취했다.
한편 김씨가 부동산개발업체 S사를 내세워 지난 5월 매입한 부산 수영구 민락동 놀이공원 부지에 대해서도 매입배경 등을 놓고 의혹이 일고 있다.
김씨는 모 지방은행에서 680억원을 대출받아 놀이공원 부지 3만8천여㎡를 500억원에 사들였는데 이 일대 부지는 오는 10월 토지용도가 녹지에서 주거용지로 바뀔 예정이다.
부지 용도가 변경될 경우 엄청난 시세차익에 예상되는데, 김씨가 어떻게 이 같은 정보를 미리 알고 땅을 구입했는지 의문이라는 것.
김씨는 또 자신이 실제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수시로 바꾸고 최근에는 기업의 상호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돼 비정상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동기를 놓고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김씨는 연산동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5년 5월께 김씨 자신과 형의 명의로 각각 ㈜I사와 ㈜H개발을 설립한 뒤 자신은 H개발에, 형은 I기업에 각각 이사로 등재했다.
김씨는 그러나 1개월 후 부하직원 진모(39)씨를 I사 대표로 앉혔다가 한 달만에 다시 자신이 대표를, 올해 1월 22일에는 자신의 운전사인 조모(40)씨를 8일간 대표이사로 내세우기도 했다.
대표이사를 수시로 바꿔가며 사기행각을 벌인 김씨는 최근에는 I사는 ㈜U사로 H개발은 ㈜U인터내셔널으로 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