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출신 84%‥금감원은 15명 전원 금융회사 취업
참여연대, "15명은 업무 밀접한 업체 취업, 재검토 필요"
지난 1년간 퇴직한 공직자 3명 중 2명은 퇴직 전 부처의 직무와 연관된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직자윤리법의 퇴직 후 취업제한제도가 '퇴직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라는 입법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발표한 '퇴직 후 취업제한제도 운영실태 모니터 보고서 2007'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퇴직한 공직자 중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112명 중 73명(65%)이 전직부처와 연관된 업체에 취업했다.
또한 이 가운데 최소 15명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규제하고 있는 퇴직전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취업제한 대상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전 예금보험공사 이사(우리금융지주) ▲유가증권시장 및 선물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권한을 가진 금융감독원 조사2국장(대한투자증권) ▲육군본부의 군수지원계획의 수립 등을 담당하는 육군본부 군수참모본부장(삼양화학공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조사대상 중 재정경제부 및 국세청 등 경제관련 부처 퇴직자 56명중에 47명(84%)이 부처의 정책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유관업체에 취업했으며, 금융감독원 출신 퇴직자 15명 전원이 금융회사에 취업한 사실을 공개했다.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강모씨는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로 취업했고 ▲前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강모씨(현대홈쇼핑 사외이사) ▲前국세청 조사담당관실 김모씨(안진회계법인 이사) ▲前중부국세청장 정모씨(한영회계법인 부회장) ▲前서울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조모씨(이테크건설 사외이사) ▲前서울국세청 조사3국장 홍모씨(제일기획 상근감사) 등이 유관업체에 취업했다.
또 재경부 조세지출예산과장을 지낸 박모씨(안진회계법인 고문) ▲前금융감독원 조사2국장 이모씨(대한투자증권 상근감사위원) ▲前조달청 구매사업단장 이모씨(아이마켓코리아 고문) ▲前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김모씨(하나로텔레콤 회장) 등도 지적됐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년간 취업승인을 요청한 12명 전원의 취업승인이 받아들여지는 등 취업제한제도는 하나의 통과의례로 존재한다"며 "결과적으로 공직자윤리위원회는 1년간 단 한 명의 퇴직자만을 취업제한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現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취업확인과정에서도 공직자윤리위가 업무연관성이 있다며 취업을 제한하고도, 결국 취업을 승인해 취업제한제도를 껍데기로 만들었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공직자윤리위는 밀접한 업무연관성이 있는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보이는 15명의 퇴직공직자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직자윤리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업무연관성의 범위 등이 엄격히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