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수위를 조절해주는 대가로 같은 기업으로부터 2001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뇌물을 수수한 세무공무원들의 항소심이 기각됐다.
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윤재윤 부장판사)에서 열린 뇌물혐의로 구속된 4명의 국세청 직원들과 기업대표 강 某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세무공무원들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윈앤윈21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9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당시 영등포세무서 조사과 직원 홍 某씨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소지가 있고 추징금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에 대해 "검찰이 (이건 외의 뇌물사건) 형 확정을 기다렸다가 기소했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고 추징금의 일부도 같은 세무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또한 "(같은 세무서 직원) 이 某씨의 경우 아주 조직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고, 류 某씨 역시 4000만원의 뇌물을 주도적으로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적 책임은 4000만원에 대해 져야 한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역삼세무서 직원이던 이 某씨에 대해서도 "2000만원이라는 돈을 인사치레도 받았다고 하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영등포세무서 직원이던 이씨에 대해서는 홍씨와의 형평을 고려해 원심 판결형인 6년에서 1년의 형을 감하고 윈앤윈21 대표인 강 某씨에 대해서도 원심의 1년형에 대해 1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와함께 윤재윤 부장판사는 "현재 이 사건 외에도 법원에 재판이 진행중인 세무공무원의 뇌물사건이 여러건 있다"며 "이 사건들 하나하나를 심리해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고, 세무공무원들에게 뇌물문제가 깊이 구조화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윈앤윈21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모두 1억45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영등포세무서 홍某, 이某, 류某씨와 역삼세무서 이某씨는 지난 5월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 6년, 2년6월, 1년3월씩의 실형과 수수액 상당의 추징액을 선고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