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에 대해 김용덕 새 감독당국의 수장은 '신중한 접근'이라는 말로 반대의 입장을 표현했다.
전임인 윤증현 前금감위원장이 임기 내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강조했던 것에 비해 확연히 다른 입장을 밝힌 것.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은 10일 금감원 출입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일부에서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외국자본이 국내 자본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산업자본의 소유 경영부분은 상당히 신중히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용어부터 분명히 해야겠다"며 "금산분리라고 하면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미 은행 이외의 금융자본에는 산업자본이 다 들어와 있기 때문에 금산분리가 아닌 은산분리가 맞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을 폐지한다고 해도 은행을 소유해서 지배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이나 수조원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산업자본이 전략적 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자본이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지배는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은행이라는 것은 신용을 창출하는 기관이며 산업이나 기업은 신용을 빌려쓰는 기관"이라며 "전체 금융시스템에 지급결제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제2금융권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느 나라나 법 제도가 어떻든 산업자본의 소유와 경영은 상당히 신중히 하고 있다"며 "세계 100대 은행을 보더라도 산업자본이 은행에 대해 의미 있는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4개 은행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론스타의 외환은행매각에 대해 국내에도 여력을 갖고 관심을 갖고 있는 은행들이 많다"며 "금산분리 때문에 국내자본이 인수하지 못한다는 말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