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개정안, "일부 및 전체 면제는 명백한 '특혜'"
국회 재경위 전문위원, "일부면제 필요 개선은 되어야"
'특혜'로 인식되고 있는 국세공무원, 관세공무원 및 회계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에게 세무사 시험 일부를 면제해주는 현행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김호성 전문위원은 무소속으로 활동 중인 임종인 의원이 제출한 CTA시험 일부면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입법안(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임종인 의원은 최근 '공무원 등의 경력자에 대한 국가자격시험 일부 면제제도' 부여는 특혜성이 짙다며 세무사, 공인회계사, 관세사법은 물론 법무사법, 변리사법 등 총 7건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 "공무원에 자격시험 일부 면제는 명백한 '특혜'다" =현행 법상 세무 관련 공무원 등 경력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1차 시험 전체면제 또는 1차 시험의 전과목과 2차 시험의 1/2에 해당하는 과목을 면제받고 있다.
▲국세행정경력 10년 이상이거나 지방세 행정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중 5급(사무관)이상 경력 5년 이상인자 ▲지방세 행정경력 20년 이상 ▲대위이상 경리병과 장교로서 10년 이상 근무한 자 등에 대해서는 세무사 1차 시험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국세 행정경력 20년 이상인 자 ▲국세 행정경력 10년 이상인 자 중 5급 이상 경력 5년 이상인 자에 대해서는 세무사 1차 시험 전부와 2차 시험 일부를(세법학 1·2부) 면제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임종인 의원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해 국세공무원 등에게 주어지는 세무사 시험과목 일부면제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현재 면제요건을 채운 경우에는 2017년 말까지 일부면제를 인정해 주도록 했다.
또 요건을 채우지 못한 국세공무원의 경우 향후 요건을 채우게 되면 5년까지 유예기간을 줘 이 기간 중에는 세무사 시험 일부면제를 허용키로 했다. 원칙적인 폐지를 내세웠지만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 운용의 묘를 살린다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가자격이 공무원의 퇴임 후 고소득 보장을 위해 배타적, 우월적 특혜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일반 응시자의 해당 전문 자격취득에 대한 자유경쟁을 제한하는 문제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시험면제 혜택, 자유경쟁 제한적 요소 적다" =김호성 전문위원은 이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완전한 폐지' 보다는 '현행유지, 합리적 개선'에 무게를 둔 논거를 제시했다.
김 전문위원은 "공무원 등에 대한 과도한 특혜로 인식되는 전문자격사 시험면제의 혜택을 폐지해 일반국민의 실질적인 자격취득 기회를 높이려는 취지"라며 "이러한 공익적 입법취지는 기본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세무사자격시험의 경우 절대평가제로 시행되고 있고 지난해 세무사 자격취득자 767명 중 75.9%는 일반응시자 시험합격자인 점에서 볼 때 일반응시자의 시험기회를 크게 잠식하거나 자유경쟁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세무사 자격시험 취득자 767명 중 자동취득자는 63명, 1차 면제자 중 취득자는 58명, 2차 면제자 중 취득자는 64명이었으며 나머지 582명은 일반응시자에서 배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일정기간 세무행정업무 등에 종사하며 상당한 실무경험과 필요한 지식을 갖춘 경력공무원의 경우 세무사자격시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을 세무업무에 활용, 대국민서비스 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면제제도 유지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일부면제 필요, 그러나 '합리적 개선' 방안 찾아야" =일부면제 제도의 현행 유지 필요성은 높더라도 차후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문위원의 판단.
그는 보고서를 통해 "일부면제는 공무원에 대한 자동부여 특혜를 배제하면서 합리적 범위에서 공무원의 실무경력을 인정해 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국세 등 세무행정 업무를 실제로 담당한 공무원에 한해 실무경력 등과 관련된 시험과목은 면제하고 담당업무와 관련이 없는 과목에 대해서는 면제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차시험 면제 대상자의 업무분야와 시험과목의(세무사시험의 경우-재정학·회계학개론 ·세법학 개론 ·상법(회사편)·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1·영어) 관련성을 볼 때 여전히 특혜로 인식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 김 전문위원의 판단이다.
김 전문위원은 "현재와 같이 일률적으로 1차시험 전 과목을 면제할 것이 아니라 면제대상 기관과 부서의 업무를 고려해 시험과목과 관련성이 있는 과목만 면제해 주는 등 면제대상 분야와 면제과목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