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생산공급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아자동차가 판매대리점의 거점 이전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기아자동차가 독립사업자인 대리점의 거점이전 신청 승인을 거부하거나 지연하여 승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드러나 시정명령하고 9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기아자동차는 타운대리점(전남 강진군 소재), 본리대리점(대구 달서구), 서서울대리점(경기 광명시)의 3개의 대리점을 상대로 지역 특성을 무시한 거점 이전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해 승인을 거부하거나 이전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노동조합원의 반대를 이유로 이전 승인을 유보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직영점 설치 예정 등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아차는 노조와의 협정을 통해 사전에 대리점 거점 이전 기준(점포 규모 전용면적 30평 이상, 이격거리(대지에서 건물까지의 거리) 직영점과 실거리 1km이상, 동일대로 상에서는 1.5km이상)을 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 대리점의 거점 이전을 승인해왔다.
공정위는 기아차가 대리점 거점 이전 승인 또는 거부한 것은 각 지역의 직영점과 대리점이 사실상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기간 동안 총판매금액 중 본사 직판 및 직영점(지점)을 통한 판매비율은 40.6%~47.9%정도이고, 대리점을 통한 판매비율은 52.1%~59.4%로 대리점이 다소 높은 편.
공정위는 "거점 이전을 신청한 대리점들은 기존 건물의 철거, 과도한 임대료 요구, 점포 확장 이전 등을 이유로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에도 기아차가 거점 이전 승인을 거부 또는 지연해 대리점의 사업활동을 방해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기아차가 부당하게 독립사업자인 대리점의 거점 이전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대리점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직영점과 대리점간 경쟁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아차(22.6%)는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계열회사인 현대자동차(44%)와 더불어 2005년 판매대수 기준 총 66.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