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8일 뇌물수수 등 변 전 실장의 개인비리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동국대 재단 이사장의 집무실과 변 전 실장의 임시 주거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장윤 스님, 한갑수 전 비엔날레재단 이사장 등 주요 참고인들의 이메일 계정을 압수해 변 전 실장의 범법행위 정황이 있는지 분석 중이다.
검찰은 특히 변 전 실장이 묵었던 종로구 고급호텔 '서머셋 팰리스'의 재무팀으로부터 압수한 변 전 실장의 투숙 관련 자료에서 변 전 실장의 숙박비가 대납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공직자 신분의 연봉에도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수천만원에 달하는 숙박비를 감수하고 줄곧 투숙할 수 있었던 데는 외부의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대가성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공직자로서 은행계좌가 공개돼 있는 만큼 설령 범법행위를 하더라도 본인 계좌를 통해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차명계좌를 찾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신정아씨에 대해서는 2005년 캔자스대 졸업장과 예일대 박사학위를 위조해 동국대에 조교수로 특별채용되고 올해 가짜 박사학위를 토대로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일단 신씨에 대해 동국대와 비엔날레 재단이 고소ㆍ고발한 혐의인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만 적용해 신병을 확보한 뒤 변 전 실장과 관계에서 불거진 의혹을 추후 심도있게 캐물을 방침이다.
신씨는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상태인 만큼 이날 중 영장이 발부돼 영등포구치소에 구속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씨가 자신이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후원된 대기업들의 자금 일부를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 등에 대해서도 신씨를 추궁한 뒤 사실로 드러나면 혐의에 추가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신씨에 대한 조사에서 고소사건 혐의를 강도 높게 조사하는 한편 변 전 실장과 관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진위를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에 변 전 실장을 재소환한다"고 밝혀 변 전실장 재소환은 다음 날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된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변 전 실장의 혐의를 입증하고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광범위한 물증확보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