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하이닉스 반도체, 현대건설 등 주요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이들 기업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평가액이 시가 기준으로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은행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와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SK네트웍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 6개 기업의 산업은행 보유 지분가치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6조7천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이 이들 기업에 2000년 이후 총 1조6천245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점을 감안하면 300%가 넘는 수익률이다.
업체별로는 산업은행이 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일 종가가 5만7천600원으로 보유지분의 가치가 3조4천억원에 이른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에도 역시 20일 종가 기준으로 하이닉스(지분율 7.1%)는 9천455억원, 현대건설(14.9%) 1조4천660억원, 현대종합상사(22.5%) 1천431억원, SK네트웍스(12.4%) 6천545억원, 대한통운(4.9%) 924억원 규모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산업은행이 당장 이들 기업을 매각한다면 약 5조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끝낸 지 2년이 넘은 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대우조선도 워크아웃 졸업 이후 6년째 매각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산업은행이 하반기 매각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지만 올해 안 매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M&A가 늦어지는 데 대해 국내 증시 활성화 추세를 감안하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점에서 굳이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있냐는 시각도 있지만 '몸값'이 너무 올라갈 경우 오히려 적절한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일반 기업의 지분을 국책은행이 계속 보유하는 것은 공적자금을 조속히 회수해 정책금융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재정경제위 수석전문위원실은 "워크아웃 졸업 등으로 경영이 정상화됐지만 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조속한 처리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