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법인세·부동산세제 현행 유지
최근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서민들을 압박하는 국내 기름값도 쉴새없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름값이 올라가면 항상 고개를 드는 유류세 인하에 대한 여론도 식지않고 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재정경제부에서는 유류세 뿐만 아니라 법인세, 부동산 세제 등 주요 관심세목에 대한 세율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영록 재경부 제2차관은 최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선 법인세율을 조정하거나 초과세수와 유류세 인하를 연계할 계획이 없다"며 "부동산 관련 세제의 완화도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가 징수할 세금이 당초 전망치보다 11조원 가량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면서 남는 재원을 유류세나 법인세 등의 세금인하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은 셈.
더 거두는 세금은 일시적인 요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감세'는 어려우며, 국가채무 상환에 주로 사용한다는 게 정부의 초과세수 활용계획이다.
□ "세수 늘었지만 유류세·법인세 인하 없다"
유류세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며, 세수가 초과된 것은 일시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와 연계할 계획이 없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당초 재경부는 유류세 인하시 1조9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되며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로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세수가 크게 남는다고 해도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유류세 인하 불가 입장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대표적으로 서민들을 무시하고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어 유류세 인하요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와 함께 재경부는 법인세수가 지난 2년간 10조원 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 법인세율 인하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는 법인세율 인하와 법인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2005년보다 3조원 가량 줄어든 26조8831억원이 걷혔지만, 올해는 3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30조4957억원의 법인세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내년에는 법인실적 호조세 등의 여파로 인해 올해 세입예산보다 5조5609억원(18.2%) 증가한 36조566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를 2%P 낮췄음에도 불구, 2년간 약 10조원에 달하는 세수가 증가하는 셈이다.
재경부는 법인세율 인하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된 측면과 은행 납부세액 증가 및 비상장기업 실적증가로 인해 당초예상보다 증가한 측면 있으며, 특히 세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법인세율을 다시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재경부는 지난 2005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P 낮췄는데, 이로 인한 경제활성화와 세수증가 효과는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부동산 시장 아직 '不安'‥세제완화 '不可'
재경부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세제도 현행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05년 부동산 시장안정이라는 취지로 도입된 종부세수는 내년 사상 최초로 3조원이 넘는 세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경부에 따르면 내년 종부세수는 올해 전망치인 1조8891억원보다 1조1936억원(63.1%) 늘어난 3조8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부세는 지난 2005년 4413억원, 2006년에는 1조3000억원의 세수를 기록한 바 있으며, 도입 당시보다 7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양도세도 지난해말 부동산 거래 급증에 따라 3조원 가량의 '일시적' 세수증가요인이 발생했고, 내년에도 9조40억원을 거둬 올해(7조4110억원)보다 1조593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부동산 시장안정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마련된 부동산 관련 세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주택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근간이 되는 세제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