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53)씨는 암으로 투병 중인 부친으로부터 부친 소유 토지에 대한 무상 사용승낙을 얻은 뒤 자신과 부친을 임대인으로 해 이 토지를 대형할인점에 임대했다.
이 할인점은 임대차계약서에 따라 임대료 대신 임대지에 영업용 건물을 신축한 뒤 이 건물 소유자를 장씨로 해 소유권보존등기를 했다.
그러나 대전지방국세청은 계약 당시 토지 소유자가 장씨의 부친이었고 계약서에도 두 사람이 함께 임대인으로 기재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장씨의 부친이 건물을 취득해 원고에 증여한 재산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증여세 8천900만원을 부과했다.
장씨는 이에 대해 임대계약의 임대인으로 건물을 직접 취득했으므로 증여세 부과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어수용 부장판사)는 장씨가 제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할인점측 계약체결자는 원고가 부친으로부터 토지를 사실상 증여받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원고와 임대계약을 체결했으며 원고의 부친을 만난 적은 없었으나 토지 소유 명의가 부친으로 돼 있어 임대인에 포함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의 부친이 토지사용을 승낙한 시기와 승낙원인, 건물의 건축허가 등이 원고 명의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부친으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아 할인점에 토지를 임대한 뒤 건물을 직접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