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분단의 벽은 고작 62보 걸음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1945년 분단이후 누구도 침범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되는 군사분계선.
10월 2일 08시 59분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30M 앞에서 전국민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통일의 염원을 안은 채 남에서 북으로 걸음을 옮겨 갔다.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떼는 노무현 대통령의 걸음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마중나온 북측 관계자들의 인사 또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군사분계선으로 오늘까지 이어져 왔는지 정말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군사분계선을 뒤로 한 노무현 대통령은 말했다.
"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이 선 하나를 두고 남과 북의 아픔은 너무도 컸다"라고.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었던 군사분계선,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향해 한발 한 발 총 62보의 걸음을 뗐다.
마치 한 발에 1년을 셈하듯 62년 분단의 아픔을 셈하듯.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 간 군산분계선은 더 이상 남과 북을 갈라놓는 경계의 선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오늘을 계기로 어제의 군사분계선은 화합과 번영을 위한 또 다른 기회의 선으로 거듭날 것이다.
전세계 언론이 집중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모든 시선이 모인 가운데 이뤄진 대한민국 대통령의 군사분계선 월경은 '2007 남북정상회담'의 서막이자 회담보다 더 큰 의미를 던져 주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