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평양방문 첫날인 2일 저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마련한 환영 만찬장에서 "남과 북의 평화가 잘되고 경제가 잘되려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래 살고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신명난 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합시다"는 파격적인 건배를 제의, 남북 관계자들이 일제히 건배를 하고 박수를 치는 등 만찬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에 앞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북남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야 할 성스러운 과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상회담의 성격이 '조국통일'에 있음을 내비쳤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염원을 담아 평양에 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다. 서로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며 정상회담의 무게중심을 '신뢰회복'에 뒀다.
신뢰회복이 조국통일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는 나름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선할 과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인 것.
이날 노 대통령이 제의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위한 건배사와 관련, "일반적인 덕담수준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지에서 느낀 김 위원장의 건강을 진심으로 우려한 건배사일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북측의 환영 만찬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저녁 답례 만찬을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다시 모습을 나타낼 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