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과정의 불확실성 유발하지 않을 것"
지난 8월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핵심 내용이었던 소득세 과세표준구간 조정과 관련해 일회적인 정책보다 물가상승률에 연동시켜 기준금액을 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승훈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5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소득세 과세표준구간 조정의 효과분석'이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재경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1000만원 이하 ▲1000만원 초과 4000만원 이하 ▲4000만원 초과 8000만원 이하 ▲8000만원 초과로 돼 있는 소득세 과표구간 기준금액을 ▲1200만원 이하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8800만원 초과로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과표 1500만원인 경우 10.9%, 4000만원이면 3.1%, 9000만원이면 4.4%, 1억원이면 6.2%, 3억원이면 1.5%의 소득세 경감이 이뤄질 것으로 재경부는 분석했다.
전 분석관은 이와 관련해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과표구간별 소득세 경감율만 제시돼 있을 뿐,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이 소득세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분석관은 보고서에서 정부가 내놓은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방안과 물가연동제(소득세 과표구간 기준금액, 근로소득공제 구간의 기준금액, 인적공제 등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연동시켜 매년 조정)를 도입할 경우 향후 10년간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정부의 일회적 과표구간 조정은 물가연동제에 비해 소득세부담을 완화시키는 정도가 작은 반면 효용희생의 규모가 크고 평균 한계유효세율도 높다"며 "반면 소득재분배 효과와 수평적 형평성은 세제개편안 내용이 우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아주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형평성보다는 효율성 측면의 손실이 더 크다"며 "일회적 정책보다는 물가연동제가 보다 신중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득세 부담의 증가를 상쇄하고 가구의 소득세 부담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며 "미리 정해진 준칙에 의해 소득세제가 운용되므로 정부정책과정 및 가구 가처분 소득의 불확실성 역시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