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광 교수, "역대정권, 세제개혁 제대로 이뤄진 적 없어"
"세수결함 우려 극복‥10~20조원 세수 쥐고 개혁 추진해야"
"대통령 직속 세제개혁위원회 설치 필요"
역대 정권에서 매번 세제개혁을 주창했지만, 어느 정권도 제대로 한 적이 없어 결국 세제와 세정을 '결함 투성이'로 만들었다는 매서운 비판이 제기됐다.
최 광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5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 재정의 평가와 과제'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참여정부는 세제개혁을 내부로는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청사진이 제시된 바 없다"며 "선진국의 경우 새 정권이 집권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세제 관련 공약을 실천하는 것인데 참여정부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교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증세의 국민적 합의 도출은 쉽지 않다"며 "경제의 효율성 및 공평성 제고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세제·세정개혁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증세정책과 관련해 "세금으로 선심을 쓸 것이 아니라 단기적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자생과 자조를 강조하고 (국민들을)설득해야 한다"며 "복지를 명목으로 세금을 더 걷는 것은 국민에게 점심을 사줄 터이니 국민더러 점심값을 내라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제대로 된 세제개혁이 추진되지 못한 근본적 이유는 세수결함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발상을 전환해 10조~20조원의 세수를 손에 쥐고 세제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원확보방안과 관련 "세출 동결시 매년 10조원 규모의 감세가 가능하고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12%로 올려 9조원의 세수를 늘릴 수 있다"며 "외부불경제를 유발하는 술·담배·휘발유에 현 수준보다 50%를 더 징수하면 10조원의 추가 세수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행 31개 세목을 10개 내외로 축소 ▲법인세·상속세 폐지 ▲주식양도차익 과세 ▲등록세 폐지 ▲소비과세 세율인상 ▲4대보험 통합징수 '국민납부지원청' 설립 등을 향후 조세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조세정책 및 세제개혁의 중요성을 감안해 세제개혁위원회는 현재 재정경제부에 설치돼 있는 세제발전심의회보다 격상시켜 대통령 직속 하에 둬야 한다"며 "장기적인 활동기간과 독립성을 보장해 세제개편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