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할인, 감사시간 축소로 연결…감사의 질 하락할 수도"
현행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동일한 감사인이 같은 기업에 대해 6개 사업연도를 초과해서 감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감사인 강제교체 제도'가 결국 감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재환 중앙대 교수는 12일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빌딩에서 개최된 한국회계학회 '2007 회계감사 심포지엄'에서 박희우 가톨릭대 교수, 정태범 서울여대 교수와 공동발표한 '감사인 강제교체제도가 감사보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감사인 강제교체제도가 도입돼 감사인 교체가 이뤄진 2006년과 2007년을 포함해 지난 2003년부터 금년까지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감사인 강제교체제도는 감사보수 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궁극적으로 전체적인 감사보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초도감사의 경우 계속감사기업보다 감사보수가 할인되는 경우가 많은데 강제교체제도에 따라 향후 감사인이 교체될 경우 신규감사계약을 위한 회계감사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감사보수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제교체제도에 대한 회계법인 파트너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파트너들의 80%가 초도감사보수의 추가할인이 있을 것으로 응답했으며, 파트너의 72%가 감사보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감사보수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입증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의 보수로, 감사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감사시간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감사보수의 하락이 자칫 감사시간의 투입감소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감사의 질이 하락할 경우 사회적으로 더욱 큰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시간이 감사의 질을 보장하는 절대적인 수준으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감사업무의 특성상 노동집약적인 성격이 있고, 동일한 조건을 전제로 한다면 감사시간의 투입이 많을수록 감사위험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6년 강제교체제도가 시행된 2006년에 감사인을 강제교체한 상장사는 65개사에서 2007년에는 121개사로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