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유류 관련 세금이 100조원 넘게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세수는 크게 감소하는 반면, 유류가격은 주유소별 유통마진으로 흡수될 수 있다며 세금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4일 재정경제부가 이미경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류 관련 세금(교통세, 특별소비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은 23조5106억원이 징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2년에는 17조8253억원의 유류세가 걷혔으며, 2003년 19조5285억원, 2004년 20조8718억원, 2005년 22조612억원으로 매년 1조원이 넘는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 5년간 103조7974억원을 유류 세금으로 거둔 셈.
이렇게 5년간 100조원을 넘게 거뒀음에도 불구, 재경부는 세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유류세를 내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1조9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게 재경부의 설명.
재경부 관계자는 "유류 세금을 인하하면 유류가격이 주유소별로 자율화돼 있어 유통마진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적으로도 세금을 인하하기보다는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보다는 가격결정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촉진 등을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근원적인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경부는 유류가격에 대한 세금 비중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재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류가격 대비 세금 비중은 휘발유 57.7%, 경우 47.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각각 14위,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휘발유의 경우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 60% 수준으로 우리나라보다 세금비중이 높았으며, 일본(40.9%), 캐나다(29.5%), 미국(12.9%)은 낮게 나타났다. 경유도 50~60% 수준의 영국, 독일, 프랑스에 비해 낮았지만, 일본(30.6%), 캐나다(29.5%), 미국(15.8%)에 비해서는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