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BBK 주가조작 사건, 김상진.정윤재씨 사건 등 정치성이 강하고 검찰 수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들이 국감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에 금융회사 CEO들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14일 금융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이달 26일 열리는 정무위 국감에서 금융권 주요 인사가 대거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선정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이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근영.이용근 전 금융감독원장, 황영기 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이덕훈 이캐피탈창투 회장 등이 증인과 참고인 명단에 올랐다.
김경준 전 BBK 사장, 이명박 후보의 처남이자 전 다스의 대주주인 김재정 씨 등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게 됐다.
BBK 사건은 검찰 수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은 사건이어서 증인과 참고인의 증언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한민주신당 의원들이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면 증인들은 답변을 얼버무리고 한나라당이 적극 반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벼르고 있는 김상진.정윤재씨 사건과 관련해선 강정원 국민은행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이장호 부산은행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선정됐다.
이 사건 역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증인과 참고인들은 "현 상황에서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격과 수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단계 방카슈랑스 연기 문제에 대해선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료의 카드 결제 거부 문제와 관련해 나종규 여신금융협회장이,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과 정병태 비씨카드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금융시장의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에 밀려 빛을 못 볼 가능성이 크다.
또 국감 자체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나라당은 정무위의 국감증인 채택 과정에서 물리력이 동원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못해 전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법과 정무위 국감 일정 등으로 미뤄볼 때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증인 없이 국감이 열리거나 국감 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말을 하면 줄서기가 되고 검찰 수사 진행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대다수 금융권 증인.참고인들의 발언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올 국감에서 정책적인 문제는 물 건너 간거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