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자료상들은 실물거래 없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고 고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한편, 상거래 질서를 문란케 해 거래 상대방 사업자들이 탈세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과세당국의 '경계대상 1호'이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자료상 퇴치를 위해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사전적 예방대책이 미흡해 뚜렷한 근절책이 없다는 것이 자료상이 자꾸 생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25일 '2007년 제2기 부가가치세 예정신고'를 앞두고 자료상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료상의 발생원인과 문제점, 근절방안은 없는지 알아봤다.
■ 자료상 왜 생기나
자료를 제공하는 공급자 측면에서는 돈이 없는 열악한 사업자가 쉽게 운영할 수 있고 업종에 대한 영업방법 등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자료상 행위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또 짧은 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유혹과 적발되더라도 처벌수위가 강력하지 못하다는 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매입 세금계산서를 가공으로 수취하여 매입세액과 부가가치세의 부당공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법인세나 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원가 또는 비용자료로 가공자료를 수취하여 소득금액 축소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잇점 등이 자료상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 자료상의 문제점
자료상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부가가치세법의 근간이 되는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뒤흔들어 국세행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또 일부 사업자들은 자료상으로부터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취하여 세금을 부당하게 공제받아 부가세,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를 빼먹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하거나 노숙자, 전과자, 신용불량자, 노령자, 연소자 등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 물정이 어두운 사람을 포섭하여 명의를 도용하고 있어 명의도용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 자료상 근절 혹은 감소시킬 수 있는 대책은
사전예방 기능이 미흡한 상황에서 자료상 행위자에 대하여 징역형 등 처벌수위를 높여 자료상 행위가 중대한 범죄 행위임을 인식토록해 재발방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또 자료상과 거래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외에 세법상 불이익을 강화하여 자료상과 거래하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잠재적 수요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료상을 소탕하기 위해선 제조단계부터 잘못된 유통구조를 바꾸거나 과거 지역담당제 시절처럼 사업자등록시 철저하게 현장확인을 병행하는 한편, 종목별 유통과정 추적조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선세무서의 한 직원은 "실효성있는 자료상 근절을 위해서는 국세공무원에게 형사법상 강제조사권을 부여해 수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료상 혐의자 신고 포상금제 확대 시행으로 자료상 혐의자가 세금계산서 수취의사 타진때 신고하면 포상제 방안을 마련한다면 포탈세액비율에 따라 지급되는 현행 포상지급안 보다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자료상 퇴치위해 과세당국이 지금 하는 일은
각 지방청이나 일선세무서별로 자료상 색출을 위한 '기동대책반'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세금계산서 등 각종 자료를 이용하여 자료상혐의자를 조기에 색출한 후,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자료상으로 확인된 자에 대해선 조세범처벌법에 의하여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고 있다.
또 자료상과 거래자에 대하여는 자료상과 같은 수준의 강력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법인세, 부가세 등 세액추징과 함께 범칙행위가 발견되면 형사처벌도 병행함으로써 가짜 세금계산서에 대한 수요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상 조사는 이미 수수료를 챙긴 뒤 도주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사후대책에 불과하고 적극적인 사전예방 조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조세전문가나 현장에서 뛰는 일선세무서 종사직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제조단계부터 잘못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한다.
■ 자료상 얼마나 적발됐나?
국세청에 따르면 자료상 혐의로 고발된 건수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에는 자료상 고발건수가 637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 1065건 ▲2002년 1129건 ▲2003년 2108건 ▲2004년 3698건 ▲2005년 3725건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자료상 고발건수는 1836건으로 2005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766명이 검찰에 고발조치되는 등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7월부터 개정·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자료 요청권한을 활용한 자료상 조사가 이뤄지면서 온라인 불법 자료상 영업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아울러 부가세 불성실신고에 대한 가산세를 인상하고 세적관리를 강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상 어떤 처벌받게 되나
현행 법상 자료상 행위자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긴급체포가 가능하다. 지난 2006년 법 개정으로 자료상 행위자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범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된다.
특가법에 따르면 자료상 행위자, 가짜(세금)계산서 수취자, 중개하거나 알선한 자(명의를 빌려준 자 포함)는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진다.
자료상 행위자는 가공 공급가액 합계액이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발행세액의 2 5배에 달하는 벌금형이 병과된다.
또 가짜(세금)계산서 합계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처벌은 한층 무거워진다. 50억원 이상의 가짜세금계산서를 매매한 자료상 행위자에 대해서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발행세액의 2 5배 벌금형이 따른다.
특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자료상은(가짜세금계산서 합계금액 30억원 미만)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부가세액의 2배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