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공익법인의 주식 등 출연 취득 제한을 완화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은 '재벌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17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재경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번 상속·증여세법 개정은 기부문화를 활성화보다 재벌지배권 확대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경부가 발의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익법인의 경우 동일 기업 주식 출연 취득 제한을 현행 5%에서 20%로 완화하고 계열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공익법인 총재산가액의 30%에서 50%로 완화하는 것이다.
심 의원은 "삼성의 에버랜드CB 헐값 발행, 현대차의 글로비스, SKC&C가 보유한 SK(주) 의 SK사태 등으로 재벌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보유한도를 늘리는 것은 상속·증여세 부담 없이 그룹의 지배권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심 의원은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배당수익률이 극히 낮고 계열사 지분매각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다른 자산으로 재투자되지 않고 있어 계열사 주식이 공익재단의 사업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제안한 상증법 개정안이 재벌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경영권의 합법적 승계방편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므로 개정안을 철회하고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