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7일 김 전 회장이 3∼4개 회사를 차명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검찰은 대표이사가 다른 사람으로 등록된 이들 회사로부터 김 전 회장에게 횡령 자금이 흘러든 것으로 보고 돈의 흐름을 추적해 실소유주가 김 전 회장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쌍용양회가 지방의 한 레미콘 회사와 특혜성 거래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마련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빼돌려진 사실을 파악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 회사가 회삿돈을 빼돌려 김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김 전 회장과 대표이사를 횡령 등의 공범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조사는 어디까지나 기초 조사일 뿐이고 김석원 전 회장이 귀국해 조사를 받을 때까지는 별다른 진전은 없을 것"이라며 "변호인을 통해 김 전 회장의 귀국을 계속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기업들의 성곡미술관에 대한 뇌물성 후원금 전달과 관련, 신정아씨를 만난 산업은행 직원들을 불러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김 총재에게 후원을 부탁했고 총재실의 지시를 받은 직원이 신씨를 만나 후원을 논의했다는 변 전 실장의 진술을 확보하고 돈을 전달할 때 김 총재가 변 전 실장에게 구체적으로 청탁할 인사ㆍ규제 사안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구속수감된 신씨와 변 전 실장을 이날도 각각 오전과 오후에 불러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과 성곡미술관 후원금 유치 등에서 불거진 각종 혐의를 보강수사했다.
검찰은 아울러 변 전 실장이 올해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감독선임 과정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변 전 실장과 재단 관계자들의 전화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비엔날레 감독선임과 관련해 장윤 스님을 재소환할 계획이지만 현재 연락이 닿고 있지 않으며 그의 변호인 또한 스님의 완강한 거부로 출석 권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 스님은 범죄 혐의가 없는 참고인 신분임에도 검찰이 자신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은 부당하다며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출국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