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등 특정지역에 점포가 집중되고 미흡한 소액신용대출 등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영업실태에 대해 감독당국이 손질에 나섰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1일 저축은행의 여신전문 출장소 개설기준 완화, 대출모집인 감독강화, 제도권 금융회사를 통한 서민금융공급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상호저축은행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구체안을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우선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마케팅 비용과 신용평가능력의 부재에 따라 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상호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공동브랜드 상품을 출시하도록 추진키로 했다.
또한 신용도가 낮은 저신용자에 대한 독자적인 신용평가가 어려운 개별 저축은행의 상황을 고려해 중앙회가 외부개인신용정보사업체와 연계해 개별 저축은행의 경영전략 등을 반영할 수 있는 표준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운용할 계획이다.
권혁세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외국과 같이 우량정보를 중심으로 한 신용정보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네거티브한 정보만으로는 대부업체 대출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서민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의 정보시스템을 좀 더 연구해서 우량정보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위는 아울러 서민금융이용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신전문출장소 개설요건을 와화해 강남권 등 특정지역에 밀집돼 있는 저축은행 점포를 분산유도할 계획이다.
금년 8월말 현재 전국 297개 저축은행 점포 중 강남·서초·송파의 강남3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점포는 58로 무려 20%에 육박하는 집중도를 보이고 있어 상당수 지역에서는서민금융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
금감위는 재경부와 협의해 이와 관련한 상호저축은행법시행령 개정작업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민금융 이용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출모집인에 대한 감독도 강화된다.
금감위는 현행 대출모집인등록제도의 법적근거가 없어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관계법령 개정을 협의하고 아울러 대출모집인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사전·사후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의 모집인 전문교육과정이 신설될 예정이다.
또한 현재 부채비율 70∼120%인 대출환승론의 취급자격과 절차도 점차적으로 완화해 환승론에 대한 저축은행의 추가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위는 이번 방안이 시행되면 제도권 금융회사의 이용확대와 10%와 40%대 이상으로 양분화 돼 있는 금융대출상품의 금리 다양화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층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