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 물납 환수율 62.5% 불과
상장주식에 비해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아내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을 상속·증여세 물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8월 '2007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상속·증여세 물납 대상 재산에서 비상장주식을 내년부터 제외한다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었다. 그 동안 비상장주식 물납제도는 국고손실과 조세회피에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김호성 전문위원은 재경부의 이 같은 세제개편 방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비상장주식을 상속·증여세 물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물납된 비상장주식은 137개 종목 2926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매각을 통해 실제로 국고에 환수된(세금) 금액은 전체의 62.5%에 불과(1828억원)했다.
정상적으로 국고에 들어왔어야 할 1100억원 가량의 세금이 '허공'에 날아가 버린 셈이다. 특히 매각 과정에서 해당 회사 주주나 특수관계자들이 헐값으로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등 명백한 조세회피가 이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경부 개정안은 상속·증여시 물납대상에서 비상장주식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예외적으로 비상장주식 외에는 상속재산이 없는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법을 고친다는 방침이며, 올해 정기국회 통과시 내년부터 시행되게 된다.
김 전문위원은 "비상장주식은 물납 이후 매각에 오랜 시일이 걸리거나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 국세징수확보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비상장주식의 상속·증여에 따른 물납시 물납가액과 매각가격의 차이로 인해 국고손실이 발생하며 물납주식(상장주식 포함) 중 국고손실 부분은 대부분 비상장주식과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문위원은 "물납제도가 국세징수확보라는 목적외 납세자편의 제공이라는 측면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비상장주식의 관리·처분이 어렵다는 이유로 물납 자체를 허용하지 않기 보다는 비상장주 평가방법의 개선에 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비상장주식 물납제도란 납부세액이 1000만원을 넘고 상속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 가액이 1/2를 초과하는 경우에 물납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수납된 주식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각, 세외수입으로 분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