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지방세 간 세목 조정 재배치 필요
주민세 폐지 및 종부세 부과고지에 의한 납부방식 필요
지방세의 군소세목들을 정비하고 지방세 세목 중에서 국세에 더 적합한 것은 국세로 보내는 대신 지방세로 적합한 세목을 지방세로 가져오는 등 국세와 지방세 간의 재배치가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지방세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으로 주민세의 폐지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한편 종부세의 자진신고납부제도를 부과고지에 의한 납부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곽태원 서강대 교수는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재정학회 주최로 열린 '차기정부의 공공부문 개혁 방향'이란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한국 조세정책의 문제와 개선방향'이란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곽 교수에 따르면 지방세는 국세보다도 더 많은 세목들을 갖고 있는데 이 중 세수는 보잘 것 없는 군소세목이 다수 있어서 행정력만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가 많다. 따라서 재산세에 부가과세되는 이른바 목적세들은 쉽게 본세로 흡수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
곽 교수는 이에 대해 "담배소비세와 레저세 등은 국세의 다른 개별소비세들과 같은 분류에 속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농업소득세도 국세의 소득세로 흡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사업소세와 도축세, 그리고 면허세는 적당한 시점에서 폐지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세는 경제력 격차보다 세수격차를 더 크게하는 세목이기 때문에 지방세목으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폈다. 곽 교수는 주민세와 관련, "주민세 등이 폐지될 경우 지방세수는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줄어드는 부분을 지방소비세의 신설로 상쇄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세원의 국세이전으로 국세 수입이 늘어나는 액수에 해당하는 부가세액에 주민세 폐지에 해당하는 부분만큼 부가세율을 상향조정해 추가 징수된 부가세액을 더한 것을 지방소비세로 하고 이를 지역별 인구 등 간단하고 투명한 소비지표에 따라 지방별로 배분해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또 "지방세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취·등록세와 채권의 강제소환제도 등은 종합적으로 검토·정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자동차세는 그것이 환경세의 성격을 갖는 것인지 아니면 재산세적인 취지의 세금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를 부과고지에 의한 납부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납세자들은 세액계산과 신고서 작성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곽 교수는 "현재와 같이 국세청이 작성한 안내서를 책임있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작성해 그것을 근거로 납세하고 이의가 있을 경우에만 이의제기를 하게 된다면 징세 및 납세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상속세의 최고실효세율을 선진국들의 수준으로 과감하게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곽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명목적인 최고한계세율 50%는 선진국들보다 높은 수준이며 소득세 최고 세율보다도 훨씬 높은 실정이다.
곽 교수는 이에 따라 "정부가 가족에 대한 경영권 상속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시장의 공정한 선택을 왜곡하는 조치"라며 "상속세의 최고한계세율을 소득세 최고 세율 수준으로 낮추고 대주주 주식평가의 할증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EU 국가들 중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들에서도 기업의 상속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며 "한 예로 독일은 중소기업이 상속 후 10년 간 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할 경우 상속세를 완전히 면제해 주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