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국제회계기준 부담된다…2년 늦췄으면"

오는 2011년부터 전면 도입될 국제회계기준과 관련 상당수의 기업들은 그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고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재경부, 회계연구원, 공인회계사회, 증권선물거래소 등 각급 민·관 기관들이 참여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준비단이 지난 2006년 1월에 발족됐고,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위한 로드맵도 올 3월에 발표됐지만 기업들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회계기준 도입과정이 제대로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302개 회원사 대상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기업이 국제회계기준 도입계획을 들어는 봤지만 본문내용을 검토해본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 도입계획의 본문을 검토해본 기업은 35.8%에 불과했으며 국제회계기준 적용시 영향평가를 해본 기업은 7.6%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기업의 절반이 되지 않는 45.9%의 기업이 국제회계기준 도입계획을 찬성하고 있고, 반대하는 기업 4.9%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도입을 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기업들 중에서 66.3%가 과중한 비용과 인력부담을 이유로 꼽았으며, 도입일정에 대해서도 40% 이상의 기업들이 현재 계획보다 2년 정도 늦춰지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오는 2009년에 조기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25%, 전담조직을 운영하거나 운용할 계획인 기업도 24%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대부분(86.5%)은 도입시 전담조직구성이나 비용상의 부담을 우려했으며, 최대 애로사항은 인력확보(44.8%)와 비용부담(29.85), 시간제약(22.7%)을 우선으로 꼽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기업들의 실질적인 이해가 제고될 수 있도록 관련정보의 다양한 제공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현실적인 준비기간 및 수용여건을 감안해 시행시점과 대상기업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발표된 국제회계기준 도입로드맵에는 국내 상장사들은 오는 2011년부터 기업재무보고서를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작성해야 하며 조기적용을 희망할 경우에는 2009년부터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