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여야 정치권에 이른바 '삼성비자금 특검법'의 재검토를 거듭 촉구하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이 함께 처리되지 않을 경우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회는 보충성과 특정성의 원칙에 맞도록 특검법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며, 더불어 특검법 논의와 함께 공수처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며 "특검법과 함께 공수처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 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2004년 11월 국회에 제출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를 골자로 하는 공수처법을 이번 국회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특검법 논의 과정에서 공수처법 처리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입장이 주목된다.
천 대변인은 "공수처법 국회 제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의 처리를 촉구해왔지만 올봄 이후 국회에서 논의가 중단됐다"며 "정치권이 공수처법 처리를 회피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아직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어떠한 진지한 논의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공수처법 처리가 무산되면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며 다음 정부에서도 특검을 둘러싼 정치논쟁이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특히 "기존의 특검제는 권력형비리와 공직자 부정부패를 제도적으로 척결하자는 것이지만 사안이 생길 때마다 불필요한 정치공방과 사건의 정쟁화 논란이 확대됐었을 뿐 아니라 특검의 수사 효율성이 문제가 됐었다"며 "공수처법은 특검과는 달리 상설기구로서 일상적으로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조사하고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