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등 고위공직자가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시하거나 종결하는 '정치 세무조사'행위를 법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세무조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법은 현재 국세기본법, 국세청 훈령 등으로 정해진 세무조사 행정과 관련한 업무 자체를 별도 법으로 독립시키는 법안이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18일 "국세청의 세무조사 형식과 방법, 대상 등을 명시한 '세무조사에 관한 법' 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국세청장 산하에 민간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세무조사위원회'를 설치, 이 위원회가 세무조사 대상자의 선정기준 및 선정방법, 선정절차, 조사범위 및 조사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토록 규정했다.
또한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가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시하거나 종결하는 행위를 금지했으며, 조사 공무원이 과세를 위한 실지조사를 마친 뒤에는 그 결과를 서면으로 10일 이내에 납세자에게 통지토록 명시했다.
아울러 조세범처벌절차법에 따라 행해지는 세무조사가 아니면 납세자의 주택 또는 사무실 등을 수색하거나 장부·서류 등을 압수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명백한 탈세혐의가 발견된 경우에 한해서만 '심층조사'가 가능하도록 법제화하는 셈이다.
또한 조사공무원이 법률이나 명령을 위반한 경우 징계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는 한편 불법성이 강하다고 판단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 세무조사는 검찰청 범죄수사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국가권력 작용임에도 불구, 세무조사절차는 형사소송절차와 달리 체계적으로 정비된 법제가 마련돼 있지 못하다"며 "국세청 내부 훈령에 의존해 세무조사가 이뤄지면서 다양한 불법행위와 권한남용 사례가 잔존하고 있기 때문에 세무조사 절차에 관한 기본 사항을 법률로 규정해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