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공산품에 대한 품목별 주고 받기 식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자동차 기술표준과 자동차 관세 철폐 시기 등 쟁점 사안에 대한 양측의 견해 차가 커 조기 타결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허(개방)안 수정 등을 거쳐 공산품의 개별 품목에 대한 의견 교환을 시작한 만큼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한.EU FTA 수석대표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제5차 협상 3일째 협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우리 측의 수정 상품 양허안과 우리 측 관심 품목에 대한 요구 등 패키지 안에 대한 설명을 했고 이에 대한 서로의 수정 의견을 교환하는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수정 의견 교환이 즉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음 협상 전까지) 서면 교환을 통해 진행된다"며 "개별 산업별, 품목별 협상이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빨리 끝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기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4차 협상이나 5차 협상을 위해 서울을 출발할 때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에서는 EU 측이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해 법제화하려는 데 대해 우리 측은 시행시기를 2012년에서 2015년으로 미뤄달라는 등 우리 측 업계 의견을 담은 5가지 원칙을 서면을 통해 전달했고 EU 측은 검토한 뒤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수산물 분야에서는 민감품목을 8개 정도로 압축하고 우리 측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고등어에 대해 현행관세를 유지하고 일부 물량에 관세율 할당제(TRQ)를 적용하는 데 대해 EU 측이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EU 측은 그러나 나머지 7개 품목에 대해서는 한.미 FTA 수준에서 개방 해달라고 요구했다.
원산지 기준에서는 우리 측이 자동차, 기계, 철강, 비철금속, 화학, 의류 등의 분야에서 EU 측의 안을 수용할 있는 부분과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을 함께 제시해 EU 측이 최종안을 만드는 데 우리 측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 부분은 전체적으로 진전이 되고 있지만 EU 측에서 한.미 FTA보다 더 많은 부분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우리 측은 불가능하다고 대응하고 있다. 금융서비스에서는 일부 입장 차이가 있는 부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22일 정부조달, 지적 재산권, 통관 및 무역원활화, 위생.검역(SPS), 공산품 관세, 서비스.투자, 금융서비스, 지속가능발전 등에 대해 계속 협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