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확산해 금융감독 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4일 "시장감시팀에서 금호산업 유상증자와 관련한 사전 정보유출 의혹을 포착해 보고해옴에 따라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경위를 살펴본 뒤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감시팀의 보고에 앞서 이달 1~3일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등에는 금호산업의 내부자 거래 의혹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의 진정이 잇따랐다.
이들은 "기관투자자들이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와 관련한 내부자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공식 발표 전 거래일인 11월30일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다. 이 같은 미공개정보 사전 유출로 소액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금감원 홈페이지 전자민원창구에서 운용하는 `금융범죄 및 비리신고 게시판'에는 금호산업의 유상증자 공시 사전 유출 의혹을 조사하라는 내용의 제보가 100건 이상 올라왔으며 유상증자 사실이 공개된 3일에는 금감원 민원 창구로 2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동일 사안에 대해 100여 건이 넘는 제보가 한꺼번에 접수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호산업의 사전정보 유출 의혹은 증권업계에서도 제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이후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금호산업이 15% 정도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며 주주가치가 10% 정도 희석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신저 쪽지가 돌았다"고 전했다.
이런 소문이 확산하자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금호산업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이후 급락세로 돌변해 직전 거래일 대비 5.11% 하락한 가격에 마감했다. 당일 금호산업 주식은 128만주 이상 거래됐으며 기관 투자자는 48만6천주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금호산업 주가가 유상증자 루머로 급락함에 따라 장 마감 이후 금호산업에 유상증자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3일 4천159억원의 운용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799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고 그 결과 주가는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로 7.77% 폭락했다. 지난달 30일 주식시장에 유포됐던 금호산업 유상증자설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소액주주들은 유상증자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자 공식 발표 직전 거래일에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는 내부자 정보의 사전 취득 때문이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시 전에 유상증자 소문이 돈 것은 사실이지만 기관투자가가 사전에 내부자 정보를 취득해 해당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어 금융감독 당국의 조사 착수 여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