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한국 타이어 근로자 집단사망사건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도록 노동부는 물론 감사원이 점검에 나서도록 하고, 특히 정권 교체기를 틈탄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원의 각별한 점검활동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 타이어 근로자들의 집단사망사건, 위장결혼을 통한 불법입국 사례 등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다룬 언론 보도들을 거론하면서 이 같이 지시했다고 천호선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타이어 근로자 사망사건 관련 보도와 관련, "보도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고, 보도 이전에 근로 감독 과정이 적절했는지, 또 보도 이후 이에 대한 처리와 대책마련이 제대로 됐는지 점검하라"며 "이 사건은 노동부는 물론 감사원에서도 짚어봐달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전체적으로 그동안 공직사회가 혁신노력을 많이 하고 정책품질관리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정책품질관리제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일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감사원이 공직사회의 기강, 자세를 다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정권 교체기지만 감사원은 계속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는 기관인 만큼 공직기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챙겨봐달라"고 지시하고 "각 부처 장관과 기관장들도 마지막까지 공직자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일하도록 설득하고 독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임기말을 맞아 주요 정책 추진과정에서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나 방만한 근무자세 등을 차단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특별감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노 대통령은 위장결혼을 통한 불법입국 사례에 대해서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위장결혼을 확인하기가 어려운 만큼 경찰 등 수사기관의 협조를 통해 제도적 대안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천 대변인은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여수박람회 후속대책을 보고 받고 "정권의 과도기이기 때문에 일정상의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정권의 과도기는 있지만 정부의 과도기는 없다"며 차질없는 후속대책 추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공간과 시설의 사후 이용에 대해 좋은 발상들을 모아달라"면서 "불가피한 것에 대해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 과정에서 남해안 동서를 연결하는 관광자원 개발계획을 함께 갖춰 가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제도로 개발을 한다면 난개발만 일어나도록 돼있다"고 지적한 뒤 "이제 우리 국가와 국민의 수준과 역량도 높아졌으니 이에 맞게 국토관리규범체계도 손질하고 남해안 등을 합리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짜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