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은 이날 오전 TV를 통해 검찰수사 결과 발표가 생중계되는 순간 국회에서 선대위.의총 연석회의를 열어 검찰을 강하게 성토한 뒤 곧바로 명동에서 검찰 규탄대회를 개최, '전투의지'를 불태웠다.
의원과 당직자 등 800여 명이 모인 명동 규탄대회 현장에는 "한국검찰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해요"라고 적힌 이른바 김경준씨의 '형량거래' 메모가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돼 내걸렸다.
또 참석자들은 마치 80년대 민주화 시위처럼 주먹을 불끈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소리높여 불렀고, '진실을 외면하는 정치검찰 규탄', '검찰수사 원천무효', '정치검찰 퇴장', '투쟁. 민주주의 수호' 등의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충일 대표는 "6월 항쟁 이후 20년 만에 또 다시 길거리에 나가 민주주의를 외쳐야 할 참혹하고 슬픈 현실"이라며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고, 박종철을 물고문으로 죽인 검찰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뒤로 돌릴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또 "정치검찰이 국민을 배반하고 치욕과 모멸감을 준 날"(김근태 의원), "검찰이 이명박을 두려워하면 삼류국가로 전락할 것"(이해찬 의원),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검찰발표는 소가 웃을 이야기"(한명숙 의원), "검찰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거부하고 권력의 그늘로 들어갔다"(임종석 의원)는 내용의 규탄사가 이어졌다.
또 "이제는 이판사판이다"며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반응도 나왔다.
민병두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허탈함이 분노로, 분노가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反) 이명박 연대가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주승용 의원은 "어중간한 검찰발표보다 낫다. 이제는 이판사판이다. 민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격앙된 반응이 주조를 이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대선은 물건너간 것 아니냐", "BBK 사건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허탈하다"며 망연자실해 하는 분위기도 교차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 결과가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검찰이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발표해버리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대선은 물 건너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검찰이 BBK 의혹을 너무 깨끗하게 풀어줬다. BBK 사건 하나만 바라보고 대선을 달려온 셈인데 일단 불발탄이 돼버렸다"며 "검찰 발표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지만 여론은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