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한국민 피랍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통상부가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의무 범위를 규정하는 `재외국민보호법'의 제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헌법 제2조 2항이 규정하고 있지만 재외국민보호와 관련된 별도의 법률이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 한국인 피랍 사태 등 발생시 정부 의무의 범위 등을 법률로 정할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법으로 정부의 재외국민보호 의무를 규정했을때 생길 효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재외국민보호법을 갖고 있는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 사례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외교부는 지난 달 23일부터 세계 각 지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재외국민보호 담당 영사회의 등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당국자는 "국제법 및 재외국민 체재국 현지 법령 등의 존중 원칙, 내국민 피해시와의 형평성 원칙 등 기본 원칙을 담은 재외국민보호법을 만들고 시행령과 규칙 등을 통해 정부가 맡을 역할을 세부적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리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에 대한 별도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외교부)부령 격인 영사업무 처리 지침에 따라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련 사건.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의원 입법으로 재외국민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교부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별도로 정부 입법을 추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재외국민보호법 제정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은 올해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와 소말리아 주변 해역에서의 잇단 피랍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피랍자 석방을 위해 `몸값'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