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어학연수 절차대행 표준약관' 승인
A씨는 지난해 자녀를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보내기 위해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에 880만원을 지불했는데, 갑자기 자녀가 아파 어학연수를 갈 수 없게 돼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에 해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는 서류접수가 끝났다며 해지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A씨는 자녀가 아파 어쩔 수 없이 해지를 하게 됐는데, 880만원이 그냥 날아가게 생겼다는 사실이 원통하기만 했다.
앞으로 A씨처럼 어학연수를 위해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사정이 생겨 중도해지하게 될 경우 절차대행업무 진행단계에 따라 대행수수료를 10~90%까지 공제하고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어학연수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어학연수 참가자와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 사이에 계약체결시 사용하는 '어학연수 절차대행 표준약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에 돈을 지불한 뒤 중도 해지하게 될 경우에도 대행수수료의 환급 기준이 마련돼 고객이 전액 환불을 받지 못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무는 피해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고객의 귀책사유로 중도해지하게 될 경우, ▲계약서 작성 후 해지요청시 대행수수료의 10% 공제 ▲서류번역, 입학신청서 작성 후 해지요청시 30% 공제 ▲어학원 신청서 발송 후 해지요청시 50% 공제 ▲입학허가 받은 후 해지요청시 70% 공제 ▲비자발급 완료 후 해지요청시 90%공제 등으로 구분된다.
만약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중도해지하게 될 경우 고객에게 대행 수수료의 전액 환급 지불 및 손해에 대한 일정금액을 보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기존까지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를 이용할 때 총 금액만 표기돼 있었던 것이 절차대행료와 어학연수 비용을 구분해 표기되고 절차대행료의 내역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어학연수 절차대행의 예상일정 명시 ▲사업자의 의무 구체화 및 의무 위반시 손해배상 청구 ▲사업자의 면책사유 명확화 ▲표준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굵은 글씨로 명확하게 표기 등의 내용이 마련됐다.
공정위는 이번에 마련된 표준약관을 한국유학협회에 홍보하고, 공정위 홈페이지 게시 및 정책고객에 대한 전자우편 송부 등을 통해 어학연수 절차대행업체에 표준약관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거나 앞으로 준비하는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불공정약관으로 인한 분쟁과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표준약관을 사용하지 않는 업체는 합리적인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퇴출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 2005년 1월 1일부터 2006년 9월 30일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387건의 어학연수 관련 소비자상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계약해제·해지와 관련한 상담이 173건, 계약불이행 152건으로 각각 44.6%, 39.3%으로 집계돼 대부분을 차지했다.
